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해협 파병 시점을 오는 11월까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실사단을 보내 작전·지원 여건을 점검하는 등 실제 전력 투입을 위한 실무 검토에 들어갔다.
8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미국 측은 최근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의 군사적 기여 방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늦어도 11월까지 전력을 투입하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병을 위한 우리 군의 실무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UAE에 실사단을 파견해 우리 군이 활용할 수 있는 군사 거점과 기항지, 정비·보급 등 현지 지원 여건을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UAE는 호르무즈해협과 가깝고 미군 등과 연계할 수 있는 군사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파병이 결정되면 작전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지조사단 파견은 해당 지역 정세와 안전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며 파병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파병에 따른 군사·외교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투입 전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군 P-8A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EOD) 인력 등 감시·정찰과 기뢰 대응 전력이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당초 검토 대상이던 군수지원함 소양함은 승조원 규모가 큰 데다 미군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으로 비칠 수 있어 제외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11월 투입을 목표로 할 경우 국회 동의 절차를 감안해 조만간 파병 여부와 임무 범위를 정해야 한다. 헌법 제60조는 국군의 외국 파견에 대한 동의권을 국회에 부여하고 있다. 정부가 파병 방침을 확정하면 파견 지역과 임무, 병력 규모, 기간 등을 구체화한 뒤 국회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란이 한국의 호르무즈해협 군사 개입을 ‘전쟁 참여’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만큼 장병 안전과 이란과의 관계, 한반도 대비 태세 등이 최종 결정 과정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미는 호르무즈해협 파병 외에도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주요 안보 현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양국은 지난 6월 서울에서 첫 범정부 안보협의를 열어 핵잠 도입과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당초 7월 워싱턴DC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했던 2차 회의는 아직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대미 협상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 한국은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잠 도입에 필요한 비확산 절차 협의 의향을 공식 통보했다.
김다빈/강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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