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폰’ 열풍을 불러온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 Z 폴드8에는 외형이 예쁘다는 것 말고도 다른 장점이 있다. 가볍다는 점이다. 갤럭시 Z 폴드8의 무게는 201g이다. 화면이 큰 폴더블폰이지만,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S25 울트라(218g)보다 훨씬 가볍다.
삼성전자가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내놓은 때는 2019년. 시장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접히는 스마트폰’에 주목했다. 문제는 무게였다. 갤럭시 폴드의 무게는 276g이었다. 일반 스마트폰보다 무겁고 두껍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늘 장벽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가 9일 뉴스룸을 통해 ‘역대 가장 가벼운 폴드’인 갤럭시 Z 폴드8의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8세대 만에 폴더블폰 무게를 276g에서 201g까지 줄인 기술 혁신의 기록이다. 한국시간 10일 오전으로 예정된 애플의 첫 폴더블폰 발표를 앞두고 나온 콘텐츠다.
삼성전자는 폴드 시리즈를 출시할 때마다 무게를 덜어내는 데 집중했다. 갤럭시 Z 폴드5는 253g, 폴드6은 239g까지 무게가 낮아졌다.
폴드7을 개발할 때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일반 스마트폰보다도 가벼운 폴더블폰을 만들자는 것. 목표치는 갤럭시 S25 울트라 무게인 218g보다 3g 낮은 215g. 삼성전자 개발팀은 이 목표를 달성했다. 폴드8은 여기서 14g을 더 줄인 제품이다.
가벼운 스마트폰을 위해 기능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폴더블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큰 화면과 기능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업체 유거브(YouGov)가 2024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폴더블폰에 관심있는 소비자들은 디스플레이 품질과 배터리 수명, 내구성을 가장 고려하는 요소로 꼽았다.
폴더블폰을 얇고 가볍게 만들면서도 기능은 계속 강화해야 하는 상황. 삼성전자 개발자들은 이를 위해 스마트폰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여다봤다. 수백 개의 부품과 부자재를 하나하나 뜯어봤고, 핵심 기술을 고도화했으며 새로운 소재를 적용했다.
대표적인 핵심 기술은 디스플레이에 적용된 플렉스 티타늄이다. 갤럭시 Z 폴드8에는 디스플레이 구조에 최척화된 티타늄 합금 필름을 사용했다. 디스플레이를 받쳐주는 필름으로 머리카락 굵기의 약 3분의 1 두께인 수십마이크로미터 수준까지 가공된다.
핵심 소재 혁신만으로는 무게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삼성 개발자들은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약 270개의 부품과 180여종의 부자재를 다시 검토했다. 디스플레이와 힌지, 카메라 같은 주요 부품은 물론 회로기판과 안테나, 고정부품까지 들여다봤다. 0.001g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덜어내는 게 목표였다.
삼성전자는 부자재 180여종 중 15종을 없애고, 남은 부자재들도 크기를 다시 설계하거나 합칠 수 있는 것은 합쳤다. 이렇게 0.001g씩 줄인 무게가 합쳐서 경량화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개발자들이 이렇게 확보한 무게와 공간의 일부는 성능을 높이는 데 쓰였다.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의 배터리는 5000mAh(밀리암페어시)로, 폴드7의 4400mAh보다 대폭 커졌다. 2억화소의 메인 카메라와 폴더블폰 최초의 50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도 장착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이 추구하는 얇고 가벼운 폴더블은 기능을 덜어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줄일 수 있는 무게와 공간은 끝까지 찾아내고, 그렇게 확보한 여유를 사용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능에 다시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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