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흥행' 오디세우스의 그 섬…눈길 끄는 '22만원 향수'

입력 2026-09-10 17:07   수정 2026-09-11 08:55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국내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서점가 고전 붐을 이끈 가운데 뜻밖의 연결고리를 지닌 향수 한 병이 눈길을 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공식 수입하는 프랑스 독립 니치 향수 브랜드 메모파리(MEMO PARIS)의 '이타크 오 드 퍼퓸'이다. 극 중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가 10년간의 사투 끝에 필사적으로 돌아가려 했던 신화 속 안식처, 그리스 이타카 섬에서 이름을 따왔다. 영화가 다룬 고대 그리스 서사의 여운을 향기로도 마주할 수 있어 함께 거론된다.

이 향수가 담아낸 핵심 정서는 '긴 고난 끝에 마주한 귀환의 안도감'이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뒤 10년에 걸친 표류와 생사의 고비를 넘겨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인간의 벅찬 감정을 원료의 변화로 풀어냈다.

원료 구성을 살펴보면 첫 향인 탑노트에는 시트러스와 베르가못 오일, 페퍼가 쓰였고, 중간 향인 미들노트에는 블랙커런트와 자스민이 어우러진다. 잔향을 맡는 베이스노트는 시더우드와 패출리가 채웠다.

이러한 향의 전개는 거친 바다에서 단단한 육지로 이어지는 귀향길의 보폭을 그대로 밟는다. 첫인상을 결정짓는 탑노트의 베르가못과 페퍼는 험난한 파도와 꺼지지 않는 생존 본능을 드러낸다. 특히 11월부터 2월 사이 수확한 이탈리아산 베르가못 껍질을 써 청량한 지중해의 긴장감을 살렸다. 이어지는 미들노트에서는 블랙커런트와 자스민의 달콤한 향이 퍼지며 오랜 시간 그리던 고향과의 눈물겨운 재회를 그려낸다. 마지막 베이스노트는 묵직한 시더우드와 패출리가 중심을 잡으며 흔들리는 배를 벗어나 마침내 두 발로 딛는 흙과 나무의 위로를 전한다.


이러한 내러티브는 메모파리가 지향하는 브랜드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 2007년 여행가 존 몰로이와 시인 클라라 몰로이 부부가 세운 메모파리는 브랜드명(Memory)처럼 특정 목적지의 풍광과 문화적 기억을 병 속에 봉인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존 몰로이 창립자가 강조했듯, 주요 니치 향수 브랜드들이 거대 뷰티 기업에 인수되며 획일화되는 흐름 속에서도 고유의 독립성과 희소성을 지키며 차별화된 조향을 선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 전면에는 고대 그리스의 목가적 풍경을 금빛 플레이트로 새겨 소장 가치를 더했다. 제품은 더현대 서울, 신세계 센텀시티점 등 전국 주요 백화점 매장과 신세계V 등 온라인 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가격은 30ml 용량 기준 22만원이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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