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BTS의 컴백 무대 ‘아리랑’은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화제를 모은 것 중 하나가 BTS 뷔의 손가락에 끼인 녹색과 검은색의 옥반지였다. ‘할머니 세대’의 보석으로 통하던 옥반지가 MZ세대가 찾는 ‘잇템’으로 변신한 순간이다. 이 반전은 어떻게 시작된 걸까. 뷔가 착용한 옥반지 속 뒷이야기를 듣기 위해 최근 서울 종로 ‘예작쥬얼리’ 매장에서 이진욱 대표(34·사진)를 만났다.
▷뷔가 예작쥬얼리의 옥반지를 착용한 계기가 있나.“‘아리랑’ 공연 이틀 전 BTS 스타일리스트로부터 반지 실물을 보내줄 수 있냐는 이메일을 받았다. 당시 메일에는 BTS 뷔가 착용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공연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빠르게 매장에 있던 제품을 모아 30개가 넘는 옥반지를 보냈다. 막상 뷔가 공연에서 착용한 모습을 보니 우리가 추구하는 현대적인 옥 스타일링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아 의미가 컸다.”
▷이후 국내외 소비자의 반응은 어땠나.
“몇 해 전부터 해외 관광객의 유입이 계속 늘고 있다. 최근에는 뷔가 착용한 것처럼 손가락마다 착용하기 위해 여러 개를 한 번에 주문하는 고객이 많아졌다. 매장에 뷔가 실제 착용한 일곱 개의 반지를 별도 진열함을 만들어 보관하고 있는데, 세계 각국에서 아미들이 찾아와 사진을 찍어 간다.”
▷온라인 스토어와 SNS를 적극 활용 중인데.
“시작은 1986년 회현 지하상가였다. 할머니가 옥 원석을 수입·도매하며 시작했다. 하지만 2006년께부터 염색·착색 처리한 비취가 천연 비취로 둔갑해 국내에 유통되면서 시장의 신뢰가 무너졌다. 이대로라면 가업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SNS와 온라인으로 판로를 개척한 건 생존을 위해서였지만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 됐다.”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이 있다면.
“온라인을 주로 이용하는 2030세대에 옥은 익숙하지 않은 보석이다. 사진만으로 색과 디자인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어려워하는 편이다. 그래서 ‘천연석이라 제품마다 색이 다를 수 있다’는 말로 끝내지 않았다. 재고를 하나하나 분류해 색상과 패턴, 투명도, 두께를 일정한 기준으로 관리했다. 낯선 보석을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불확실성을 줄인 게 차별점이었다. 옥의 미세한 색 차이에도 이름을 붙였다. 같은 스카이블루라도 두께에 따라 ‘슬림’과 ‘슈퍼 슬림’으로 나누고, 초록빛이 돌면 ‘아쿠아그린’, 두 색이 섞이면 ‘스카이블루·아쿠아그린 믹스’로 구분했다. 천연석의 미묘한 차이를 취향의 선택지로 바꾼 것이다.”
▷한국의 옥이 더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을까.
“옥의 가능성을 체감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해외 고객을 위해 현재 매장에선 한국어,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를 제공하고 있다. 유명인이 착용한 게 계기가 됐지만 결국 옥 자체의 색과 디자인에서 매력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옥 주얼리가 해외에서 통하려면 ‘한국 전통 소재’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현대적인 디자인, 다양한 제품 라인, 온라인 구매 환경과 신뢰할 수 있는 리뷰까지 함께 갖춰져야 국경을 넘을 수 있다고 본다.”
민은미 작가(Wave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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