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의 '빚투'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증시의 일별 수익률 표준편차는 4.1%로 시가총액 상위 30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주요국 평균 1.3%의 3배를 웃돌았고 일본(2.1%)과 대만(2.0%) 보다도 높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2%와 코로나19 당시 2.6% 수준도 웃돌았다.
코스피가 하루 5% 이상 급등락한 거래일 비중도 22.5%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1.3%, 코로나19 당시 7.2%보다 높다. 코스피 민감성지수(V-KOSPI)는 6월 29일 9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반도체 섹터 집중과 외국인 자금 이동, 국내외 레버리지 포지션 누적과 청산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앞서 6월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 "현재 기초자산의 시가총액 및 거래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최근 관련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 상황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중심 대형주 쏠림 현상도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가 8000에서 9000으로 상승하는 구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 기여율은 무려 99.0%에 달했다. 반대로 코스피가 9100에서 5500으로 하락하는 구간에서도 두 기업의 하락 기여율은 69.3%로 비교적 높았다.
외국인의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위한 대규모 기술적 매도세도 수급 여건의 악화를 초래했다.
빚투도 변동성 증폭에 영향을 미쳤다.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가 청산되면서 주가의 상·하방 움직임을 증폭하기도 했다. 증권사 주식 관련 대출은 올 상반기에만 21% 늘었다. 2분기에는 신용대출과 보험약관대출 등 금융권의 다른 대출까지 주식 투자에 상당 부분 활용된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한은은 최근 상황에 대해 "국내 주가는 큰 폭 조정 이후 레버리지 포지션이 상당 부분 청산되고 변동성도 다소 완화됐으나 반도체 업종 쏠림 등 변동성 확대 요인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 레버리지 ETF와 차입을 통한 주식투자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업종·기업에 대한 시장 집중을 완화하고 투자자 기반을 넓히는 등 자본시장 체질을 개선해 대내외 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국내 반도체 기업 연계 금융상품이 해외에서 빠르게 확대되면서 예상치 못한 경로로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며 "관련 모니터링 체계를 정비·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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