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식산업센터는 과거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린 집합건축물이다. 제조업뿐 아니라 정보기술(IT) 및 지식산업 기업이 대거 입주하면서 현재의 명칭이 됐다.
2020년 전후 아파트 규제 강화로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건설사와 세수 확보를 노린 지방자치단체의 이해가 맞물려 우후죽순처럼 신축돼 최근 공실 사태로 이어졌다. 최근 3년간(2023~2025년) 준공된 물량의 공실률은 43.5%, 미분양률은 26.9%에 달한다. 이대로면 시행·건설·분양사의 연쇄 금융 부실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정부는 우선 사행·유해·위험 시설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입주를 허용하기로 했다. 규제에 막혀 있던 기숙사와 공유오피스, 식당 병원 카페 등 근린생활시설도 조건 없이 입주할 수 있게 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으로도 활용한다. 사업자가 미분양 지식산업센터를 주거용 오피스텔로 전환할 수 있도록 2027년까지 한시 허용하고, 주차장 확보 면제와 취득세 환수 유예 혜택도 주기로 했다.
경매 물량 4년새 10배 이상 급증…공실·미분양 따져 신규착공 억제
문제는 금리 상승과 내수 부진으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실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지식산업센터 공실률은 16.6%에 달했다. 특히 2023년 이후 준공된 153곳의 평균 공실률은 43.5%에 이른다. 공실을 견디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물량도 급증해 개별 호실을 기준으로 2022년 403실에서 올해 1~8월 5000실로 불어났다.
산업부는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개별 지자체 이해관계에 따라 공급이 이뤄진 구조가 공실 문제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이에 지자체가 설립을 승인하기 전 관련 내용을 산업부 장관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장관이 의견을 제시하는 절차를 신설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또 지자체장이 승인 과정에서 참고할 가이드라인을 올해 하반기 마련한다. 인근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미분양 현황과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 등을 반영해 무분별한 공급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지자체장이 관할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미분양 현황을 조사해 반기마다 공개하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양완진 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지식산업센터에 대해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것은 수급 조절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면서도 “지역별 미분양 현황 공개가 단기적으로 특정 지역의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세심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분양·공실률이 높은 지식산업센터를 준주택으로 전환하는 사업자 지원도 강화한다. 현재는 주차장 추가 확보 등 규제가 적용되지만, 정부는 원활한 용도 전환을 위해 30㎡ 이하 오피스텔로 변경하면 내년까지 주차장 추가 설치 의무를 면제할 계획이다.
지방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휴·폐업 공장 리모델링’ 사업 대상에 공실 지식산업센터를 포함해 매입 수요를 확대한다. 이 사업은 노후 산업단지 내 공장을 재개발해 중소기업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중기부는 비수도권에 임대 전용 지식산업센터 건립도 허용하기로 했다.
상가 기숙사 문화·체육시설 등 지원 시설 비중도 늘린다. 수도권은 지원시설 비중이 30% 이하로 제한돼 있지만, 정부는 공실·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승인 단지에 한해 최대 50%까지 허용할 계획이다. 비수도권은 기존 50%에서 70%로 확대한다.
김대훈/정의진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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