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뷔 썼더니 대박?…"아메리카노 50잔 더 팔아야" [김소연의 얼굴전략]

입력 2026-09-12 13:00  

손흥민·뷔 썼더니 대박?…"아메리카노 50잔 더 팔아야" [김소연의 얼굴전략]



축구선수 손흥민,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 배우 변우석과 박지훈, 그룹 리센느까지 모두 모였습니다. 그리고 모두 같은 품목의 얼굴이 됐습니다. 바로 카페입니다. 모델 발탁에 소극적이었던 카페 브랜드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창립 최초'라며 가장 '핫'하고, 가장 '트렌디'한 연예인들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수십억원이 들어갈 수 있는 스타 마케팅에 앞다투어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은 매장 수가 2016년 5만1551개에서 2022년 10만729개로 2배 가까이 늘어날 만큼 포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메뉴와 가격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브랜드들은 톱스타를 앞세워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전략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시작은 메가MGC커피였습니다. 2022년 축구선수 손흥민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한 것을 시작으로, 2023년 말 컴포즈커피가 방탄소년단(BTS) 뷔를, 2024년 10월에는 이디야커피가 창사 23년 만에 처음으로 배우 변우석을 기용했습니다. 더벤티 역시 지드래곤을 모델로 세웠고, 최근엔 '1000만 배우' 박지훈으로 변화를 꾀했습니다. 할리스 역시 지난달 창립 후 28년 동안 모델을 두지 않았던 할리스도 그룹 리센느를 기용했습니다. 한 브랜드의 성공 사례가 확인될 때마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톱스타 모델 기용에 나서는 '도미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모델 발탁 후 수치로 드러나는 성과는 뚜렷합니다. 메가MGC커피는 손흥민을 전속모델로 본격 활동을 시작한 2022년 8월 이후 모바일 e쿠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성장했고, 12월 한 달 e쿠폰 판매액만 40억원을 넘어서며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커피 브랜드 e쿠폰 시장 3위에 올랐습니다. 운영사 앤하우스의 매출액은 2022년 1748억원에서 2023년 3684억원으로 110.7% 뛰었고, 영업이익도 124.1% 늘어난 69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손흥민을 앞세운 딸기 시즌 음료는 출시 한 달 만에 147만잔이 팔렸습니다.

컴포즈커피는 뷔 발탁 이후 디지털 지표에서 특히 두드러졌습니다. 2023년 12월 발탁 발표 이후 일주일 만에 자체 앱 가입자수가 200만명 이상 늘었고, 광고 캠페인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100만회, 2주 만에 1000만회를 돌파했습니다. 뷔가 선호한다고 언급한 '유자티' 판매율은 이틀 만에 전년 동기 대비 72% 뛰었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2023년 366억원에서 이듬해 400억원으로 9% 늘었습니다.

모델 발탁이 얼마 안 된 브랜드에서도 화제성에서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더벤티는 지난 9월 1일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박지훈과 함께한 브랜드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는데, 약 10여 일 만에 누적 조회수 1500만회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할리스 역시 리센느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한 후 출시한 신메뉴 광고 영상이 호평을 받으며 일주일 만에 총조회수 200만회를 돌파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리센느 포토카드 프로모션의 경우, 프로모션 시작 3일 만에 준비된 물량이 소진되어 긴급 추가 발주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상위 브랜드 가운데 연예인 모델이 없는 곳을 찾기가 손에 꼽을 정도가 됐습니다. 빽다방 정도가 예외로 꼽힙니다. 빽다방은 연예인 모델 대신 창업자인 백종원 대표 본인의 얼굴과 이름을 브랜드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을 고수해왔습니다. 스타를 영입하는 대신 창업자 개인의 신뢰도와 친숙함을 브랜드 자산으로 삼은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쟁의 배경을 커피 소비층의 특성에서 찾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의 주요 고객은 1020세대인 만큼, 이들 사이에서 화제성이 높은 '핫'한 연예인을 기용해 인지도를 끌어올리려는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NH농협은행이 2025년 농협카드 고객의 커피전문점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대의 연평균 커피전문점 이용 건수는 26.0건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중저가 커피에서는 20대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오픈서베이가 2023년 전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소형·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이용률은 20대가 68.8%로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여기에 과거 저가 커피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싼 가격과 큰 용량'이었다면 브랜드가 늘어난 지금은 비슷한 가격대 안에서 소비자가 어느 간판을 선택하도록 만드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스타의 얼굴은 전국 수천 개 점포와 앱, SNS를 하나의 이미지로 묶어 브랜드를 빠르게 각인시키는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와 함께 스타 마케팅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TV 광고를 통해 모델의 인지도를 브랜드에 덧씌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포토카드와 한정 굿즈, SNS 콘텐츠, 앱 이벤트 등을 결합하고 있습니다. 팬이 광고를 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장을 방문하고 앱에 가입하고 특정 메뉴를 구매하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 같은 스타 마케팅 비용을 어떻게 부담할지는 여전히 문제로 꼽힙니다. 스타 마케팅 경쟁이 격화할수록 모델료와 광고 제작·집행비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메가MGC커피는 손흥민을 모델로 활용하던 2023년도 광고 집행 예상 비용을 60억원으로 잡고 본사와 가맹점이 절반씩 분담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알려진 모델료와 촬영비는 15억원, 가맹점 부담액은 점포당 월 12만원 수준이었습니다.

컴포즈커피가 2023년 12월 전국 가맹점주에게 발송한 '2024년 컴포즈커피 광고비용 분담 동의서'에 따르면 이듬해 뷔의 전속 계약 및 광고 집행 예상 총비용은 약 73억4000만원으로, 이 중 절반은 가맹점주의 분담금으로 정액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당시 전국 컴포즈커피 가맹점은 약 2300여개로, 점주 1인당 부과금액은 월 7만2000원(연간 약 86만4000원)이었습니다.

저가 커피는 아메리카노 한 잔당 가격이 1500원에서 2000원 정도로 마진이 적은 구조입니다.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모델료 및 광고비에 대한 월 부담료 7만2000원을 내기 위해 아메리카노 50잔 정도를 추가로 팔아야 하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한 홍보 마케팅 전문가는 "톱 모델 기용은 단기적인 화제성, 브랜드 인지도 등의 가치 상승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박리다매형 저가 커피 구조 특성상 가맹점주의 비용 부담과 마진율 감소라는 구조적 부담을 동반한다"며 "단기 흥행을 넘어 내실 있는 상품력 강화와 가맹점 상생 구조가 뒷받침되어야만 장기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브랜드는 왜 하필 그 얼굴을 택했을까요. [얼굴전략]은 연예인부터 인플루언서, 심지어 버추얼 캐릭터까지 브랜드가 앰버서더나 모델로 낙점한 인물의 이미지와 서사를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캐스팅 배경에 깔린 마케팅적 계산, 그리고 그 선택이 실제로 브랜드에 어떤 파급 효과를 남겼는지를 데이터와 반응으로 짚어봅니다. 화려한 얼굴 뒤에 숨은 냉정한 전략, 그 방정식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구독하시면 매주 더 쉽고 빠르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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