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에는 짧은 연휴로 여행을 떠나기보다 고향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추석에 쓸 것으로 예상하는 돈은 평균 72만8630원으로 2년 연속 70만원대를 기록했지만, 소비자 10명 중 6명은 명절 지출을 크게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사)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전국 만 20~69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실시한 '2026년 추석 소비자 인식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활용 계획으로 귀성을 꼽은 응답자는 44.2%였다. 지난해 36.4%보다 7.8%포인트 높아졌다.
올해 추석 연휴는 오는 24~26일이며 일요일인 27일까지 포함하면 주 5일제 근무자는 4일을 쉴 수 있다. 지난해 추석에는 개천절과 주말, 추석 연휴, 대체공휴일, 한글날이 이어지면서 최장 7일간 쉴 수 있었다. 올해는 연휴가 상대적으로 짧아 장거리 여행보다는 귀성이나 가족과의 휴식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 수요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국내여행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지난해 23.2%에서 올해 17.9%로 5.3%포인트 감소했다. 해외여행은 같은 기간 5.7%에서 2.8%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이번 조사는 소비자의 계획을 묻는 설문인 만큼 실제 여행객이나 귀성객 증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복수응답에서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휴식'이 44.7%로 가장 많았다. 귀성이 44.2%로 뒤를 이었다. 성묘·납골당 방문 23.2%, 형제자매·친인척 방문 18.9%, 국내여행 17.9%, 친구·지인 만남 16.9% 순이었다.
연휴 길이가 명절 소비의 방향을 바꾸는 변수로 작용한 셈이다. 지난해처럼 긴 연휴에는 귀성과 여행을 함께 계획할 여지가 있지만 올해는 추석 당일이 금요일이고 일요일까지 4일 연휴에 그친다.
귀성이 늘었다고 해서 추석 지출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조사에서 올해 추석 전체 예상 지출액은 평균 72만863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1만2300원보다 1만6330원, 2.3% 증가했다.
가구원 수에 따라서도 차이가 컸다. 4인 이상 가구의 예상 지출액은 평균 90만7300원으로 1인 가구 52만6700원보다 38만600원 많았다.
지출 항목 가운데 금액이 가장 큰 것은 부모님 용돈이었다. 해당 항목에 지출할 계획이 있는 응답자를 기준으로 평균 30만4900원을 예상했다. 명절 음식과 상차림에는 평균 22만3900원, 교통·체류에는 19만2300원을 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먹거리 가격에 대한 부담이 높았다. 품목별 구입비 부담을 5점 척도로 물은 결과 과일이 4.08점으로 가장 높았다. 축산물은 3.98점, 수산물은 3.79점이었다.
전체 예상 지출액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음에도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추석 지출이 '매우 부담된다'고 답한 비율은 60.8%로 지난해 51.2%보다 9.6%포인트 상승했다.
명절 소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는 '가족·친지와 보내는 시간 및 관계 유지'라는 응답이 24.7%로 가장 많았다. 실용성 16.9%, 가격 15.5%, 건강 14.0%가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같은 상품이라도 실제 지출액을 낮출 수 있는 가격 혜택을 바랐다. 유통업체가 개선해야 할 사항을 묻는 질문에서 '실질적인 가격 할인'을 꼽은 비율이 56.7%로 가장 높았다. 할인 전후 가격의 투명한 표시가 38.0%, 품질 관리 강화가 32.7%였다.
정부에 요구하는 대책에서도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드러났다.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우선해야 할 일로 가격 담합·부당가격 감시를 꼽은 응답자가 53.7%로 가장 많았다. 성수품 가격 안정 49.7%,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확대 38.6%, 유통단계별 가격·비용 구조의 투명한 공개 32.7% 순이었다.
이에 따라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측은 "정부는 명절 성수기 가격 담합과 부당가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유통업체도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실질적인 할인과 정확하고 투명한 가격 정보 제공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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