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침체에 빠졌던 한국 농구가 일본 나고야에서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4개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따냈다. 남녀 5대5 농구가 나란히 정상에 올랐고 남자 3대3 농구는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3대3 농구도 동메달을 보탰다.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 한국 농구의 르네상스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남자 대표팀은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20점, 29점 차로 연패했고 안영준, 하윤기 등 주축 선수도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대회가 시작되자 반전이 시작됐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전승으로 12년 만의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이현중과 이정현, 여준석 등 젊은 선수들이 중심을 잡았고 이승현, 장재석 등 베테랑이 뒤를 받쳤다.
특히 해외 무대를 두루 경험한 이현중과 여준석은 팬들에게 농구의 매력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이현중은 “난 아직 이룬 게 없다. 월드컵도 있고 올림픽도 있다”며 “한국 농구가 정말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중과 이정현, 여준석 등 주축 선수들이 이번 우승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 것도 향후 대표팀 전력에는 호재다.
3대3은 한국 농구의 부활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대학생으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은 결승에서 평균 신장 2m의 카타르를 19-10으로 꺾고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이주영, 김승우, 이동근, 구민교 등 20대 초반 선수들이 국제 경쟁력을 확인했다. 여자 3대3 대표팀도 태국을 21-8로 꺾고 3대3 종목 도입 이후 첫 메달을 따냈다.
높이의 열세는 속도와 외곽슛으로 메웠다. 빠른 공수 전환과 강한 압박 수비로 상대의 높이를 무력화했다. 이해란, 이소희, 허예은 등 젊은 선수들도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대표팀 막내 정현은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코트 위 누구나 슛을 던질 수 있는 팀”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성과를 곧바로 한국 농구의 르네상스로 연결하기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얇은 선수층이다. 특히 여자 농구는 유소년 기반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 2025년 전국 학교 운동부 소속 19세 이하 여자 선수는 595명으로 10년 전보다 약 100명 줄었다.
박수호 여자 대표팀 감독도 “현재 대표팀을 황금 세대라고 부르기엔 아직 이르다”며 “이번 우승이 여자 농구 저변 확대로 이어져 진정한 황금 세대를 키워낼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장 강이슬도 “일본이나 중국에 비하면 선수층이 너무 얇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