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미국 중앙은행(Fed)은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0%로 조정했다. Fed는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고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예고했다. 한국은행도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고금리는 경제주체의 살림을 팍팍하게 만든다. 대출을 안고 있는 가계는 금리 인상분만큼 이자를 추가로 내야 한다. 지난해 평균 3%대 후반이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6%에 육박한다. 매달 100만원이던 이자 부담이 150만원 안팎까지 불어났다는 얘기다.
고금리 국면엔 기업의 미래가치에 베팅하는 자본시장도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기업의 미래 수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이 높아져 기업 몸값이 하락한다. 인수합병(M&A) 시장은 사실상 작동을 멈춘 상태다. 올해 상반기 미국 사모펀드(PEF)의 엑시트(자금 회수)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었다. 코로나19 유동성으로 비싼 가격에 사들인 기업 매물이 악성 재고가 됐다는 의미다. 한국도 ‘딜 가뭄’에 시달리는 건 마찬가지다. 매각자는 저금리 기간 매겨진 비싼 몸값을 고수하고 매수자는 금리 변화를 감안해 낮은 가격을 요구하니 거래가 이뤄지기 힘든 분위기다.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도 점차 위축되고 있다. 상장을 노리는 기업들이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상장 일정을 줄줄이 미루고 있다. 오랜 기간 엑시트를 준비한 벤처캐피털(VC)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스타트업 지원 정책도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정부는 공공과 민간이 절반씩 부담해 매년 30조원, 5년간 총 150조원을 투입하는 국민성장펀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지만 요즘 같은 고금리 국면에선 부작용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시장이 감당하지 못하는 가격으로 자금을 밀어 넣으면 투자와 육성, 회수로 이어지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모두가 옷깃을 여미는 고금리 시대가 코앞이다. 투자자 보호와 미래를 위한 투자도 좋지만 자본시장 생태계의 선순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금리 변동에 발맞춘 기민하고 유연한 정책적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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