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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일부 떼어내 코스닥 활성화에 투입해야"

입력 2026-09-27 17:27   수정 2026-09-28 09:31

▶마켓인사이트 9월 27일 오젼 10시 25분

“국내 벤처 시장은 ‘진입로’만 있고 ‘진출로’가 없는 고속도로 같은 상황입니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VC)협회장(사진)은 최근 서울 삼성동 퀀텀벤처스코리아 사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2020년 전후로 국내 벤처펀드 조성 규모가 연 10조원 이상으로 커졌다”며 “하지만 코스닥시장 부진이 장기화하며 투자금 회수, 재투자 등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벤처 시장에는 국민성장펀드를 비롯한 대규모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4.3% 증가한 8조8876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문제는 코스닥시장 침체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회수 길이 막혔다는 점이다. 김 회장은 30조원 규모의 ‘코스닥 활성화 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그는 “펀드 자금으로 주식(구주)을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리자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코스닥 기업의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해 혁신 기업에 신규 자금을 불어넣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혁신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오히려 ‘성장 사다리’가 끊어진다는 게 김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미국 나스닥과 코스닥의 차이를 ‘상장 전후 자금조달 능력’에서 찾았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나스닥 상장사는 IPO 단계에서 378조원을 조달했고, 상장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701조원을 유치했다. IPO보다 상장 이후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 규모가 더 큰 것이다. 한국은 정반대다. 코스닥 상장사의 IPO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12조1000억원이지만, 상장 후 유상증자 등으로 조달한 금액은 8조7000억원에 그쳤다. 김 회장은 5년간 20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국민성장펀드의 일정 자금을 코스닥 펀드 조성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2000년 LG벤처투자(현 LB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하며 VC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고 2017년 퀀텀벤처스코리아를 설립했다. 지난해 2월에는 16대 VC 협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임기 동안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벤처펀드 조성’에 힘쓸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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