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은 98조6139억원, 영업이익은 77조2977억원으로 예상된다. 역시 최대 실적을 낸 직전 분기보다도 각각 24.3%, 27.7% 증가한다는 관측이다. 1년 전보다는 303.4%, 579%씩 증가한 셈이다.
이들 회사의 합산 매출 전망치는 302조8949억원. 영업이익은 2분기 150조350억원에서 3분기 187조5140억원으로 2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 분기 만에 37조원 넘게 증가한다는 것.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도 76.3%에서 78.4%로 약 2.1%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실적을 떠받치는 사업은 메모리다. 에픽AI는 "AI 서버용 메모리 가격 상승과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출하 확대"를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판매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고부가 제품 공급도 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스마트폰·TV·가전 등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3분기 1조1416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약 8000억원 규모 적자를 냈던 2분기보다 적자 폭이 3400억원가량 커진다. 삼성전자는 2분기 DX부문 적자 배경으로 부품 원가 상승을 지목했다. 에픽AI도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 부진, 완제품 원가 부담을 3분기 실적 하향 요인으로 꼽았다.
메모리값 상승은 완제품 업계 전반에도 부담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가격이 평균 15% 올랐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제조사들이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사업 안에서도 온도 차가 포착됐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3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1조2933억원. 삼성디스플레이와 하만은 각각 1조1203억원, 382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더블데이터레이트(DDR)5·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 메모리 판매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갤럭시S26 울트라,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 판매 비중을 키워 수익성을 방어한다.
수요 전망도 용도별로 엇갈린다. 트렌드포스는 클라우드 업체들의 AI 추론 인프라 확대에 따라 올해 기업용 SSD 수요가 용량 기준으로 전년보다 80% 넘게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4분기엔 기업용 SSD가 메모리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직전 분기와 비교해 가격 상승 폭이 커진다는 관측이다. 반면 스마트폰·PC 제조사들은 높아진 부품값과 완제품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구매량을 조절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가 꾸준히 확대됐던 것도 아니다. 에픽AI 집계를 보면 최근 한 달간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삼성전자가 3.8%, SK하이닉스가 1.8% 쪼그라들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반영된 결과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차세대 HBM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제품별 출하 비중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는 앞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 생산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핵심 고객을 포함한 고객사 10여곳과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무리했고 다른 주요 고객과도 추가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고부가 제품으로 생산능력이 쏠리는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29일 HBM·범용 D램이 제한된 첨단 공정 생산능력을 놓고 경쟁하지만 차세대 제품의 수율과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이 기관은 고가 HBM4 비중 확대 등을 반영한 내년 HBM 전체 제품 평균판매가격(ASP)이 올해보다 121%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9월 주요 고객사의 HBM과 고성능 D램 중심의 메모리 주문에서 감소 조짐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며 "메모리 업체의 재고가 10일 치 미만으로 역사적 최저치를 기록하는 상태에서 내년 공급 여력은 더욱 타이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호황이 삼성전자 완제품 사업엔 계속해서 원가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DX부문은 4분기에도 1조4043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칸 차우한 카운터포인트 책임연구원은 "메모리 부족과 부품 원가 상승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고 제조업체 마진에 추가 압박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민성/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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