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경제부의 채권시장 안정 의지가 남 다르네요."
"이형일 부총리가 생각보다 기민하게 움직이네요."
1일 오후 5시. 국내 주요 금융회사 채권 딜러들이 모처럼 반색했다. 국고채 금리가 치솟고 거래마저 위축된 시장에 정부가 예상보다 강한 수급 안정 카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10월 국고채 공급을 당초 계획보다 5조원 축소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국고채 시장의 수급 불안을 완화하는 동시에 연간 약 2000억원의 국고채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발표한 ‘2026년 10월 국고채·재정증권·원화표시 외평채 발행계획’에서 이달 국고채 발행액을 기존 계획보다 5조원 감축한 12조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달 국고채 발행으로 재원을 충당할 5조원어치 재정사업의 재원을 초과세수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달 채권시장에 새로 풀릴 예정이던 국고채 물량 가운데 약 5조원어치가 사라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만큼 금리 하락 압력으로 이어진다.
재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연 4%대인 점을 감안하면 5조원어치 신규 발행을 줄일 경우 연환산 200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다.
정부는 초과세수 상당액을 미래대응기금 등에 적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고채 금리가 급등한 만큼 채권시장 안정과 이자비용 절감 필요성에 따라 초과세수를 우선 국고채 공급 감축에 썼다는 평가다. 정부가 11월과 12월에도 국고채 발행 규모를 추가로 줄여 10~12월에 10조원어치 이상의 공급을 더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조치는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총리 전날 '확대 거시재정금융간담회'에서 "국고채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긴급 바이백, 초과 세수의 일부를 활용한 국채 발행물량 축소 등 필요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은 비교적 안정을 찾았지만 국고채 금리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정부 조달비용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채와 은행채, 대출금리 등 민간 자금조달 비용까지 밀어올릴 수 있다. 그만큼 이 부총리도 국고채 시장 안정에 관심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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