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택시장 지원이다. 중국 재정부는 이달부터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 주담대 이자를 연 1%포인트씩 최장 5년간 보조하기로 했다. 중앙정부가 개인 주담대 이자를 보조하는 것은 처음이다. 주택 경기 침체로 주택 구매를 미뤄온 실수요자의 거래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중국 인민은행도 돈줄을 풀었다. 주요 은행에 공급하는 담보보완대출 1년 만기 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로 0.25%포인트 내렸다. 그만큼 시중금리가 떨어지는 효과를 줄 수 있다. 기술 혁신과 농업 및 중소기업의 대출 한도도 확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24년 9월 이후 최대 규모의 경기 부양 조치”라고 평가했다.
지방정부도 재정을 쏟고 있다. 쓰촨성은 지난달 말 상품 구입과 스포츠 및 문화행사 관람에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소비쿠폰을 발행했다.
충칭시는 새 전기차 모델을 양산하는 완성차 기업에 연구개발비를 최대 8000만위안(약 162억원) 지원하고, 시장 개척으로 물류비가 늘어난 제조업체에 최대 500만위안을 보조하기로 했다. 장쑤성은 디지털 기기 구매 보조 기간을 연장하고 야간 소비 상권 육성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근본 원인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다. 자산 가치가 줄고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소비자는 현금을 쌓고 기업은 투자를 미루고 있다. 대출금리를 낮춰도 주택 및 토지 구입에 좀처럼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가 금리 인하를 넘어 이자를 대신 내주고 소비쿠폰과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유다.베이징에 있는 외국 기업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와 민간 투자 위축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국경절 연휴 소비를 계기로 4분기 경기 흐름을 반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글로벌 통화정책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중국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는 5년 만기를 기준으로 2020년 연 4.80%에서 연 3.50%로 내려갔다. 미국과 EU는 물론 한국, 호주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접어든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양책이 성장률 목표 방어에 도움이 되지만 내수 부진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당국 목표치 하단인 4.5% 성장을 겨우 맞추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중국은 대규모 금리 인하보다 재정과 표적형 금융 지원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베이징 금융권 관계자는 “국경절 연휴 소비와 3분기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부동산 판매가 다시 악화하면 연말 추가 재정지출과 주택 지원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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