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이 아니다"라는 언급으로 구설에 오른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을 둘러싸고 여야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김 의원이 "오해를 불러 유감"이라며 사과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선 "헌법을 정면 부정하고 있다"며 격앙된 반응이 분출하고 있다. 5·18 폄훼 논란 토론회를 열어 제명 촉구 결의안이 통과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국회에서 다시 한번 '극우 논쟁'이 정쟁의 중심에 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결의안 상정 단계부터 반발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사법적 판단이나 다수 의석의 힘으로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 표현의 자유를 강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공방 수위가 격해지자 국민의힘은 고성을 지르며 회의장을 이탈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은 민주공화국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며 당 차원에서도 김 의원의 고발을 검토한다고도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30일 김 의원이 출연한 한 유튜브 방송에서 불거졌다. 이곳에서 그는 '어떤 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내란이요, 아니요(라고 물으면 어떻겠느냐)'라는 질의를 받고 "(내란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전두환은 내란이요, 아니요'라는 질문에 "내란 아닙니다"라며 "법원의 판단에 전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태가 커지자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의 발언이 진의는 그렇지 않더라도, 오해를 초래할 빌미를 제공한 부분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사과했지만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의원에 이어 김 의원까지 민주당 입장에선 '공격 포인트'를 획득한 셈이 됐지만 여당 내에서도 국민의힘의 연이은 구설수를 안타까워하는 의원들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한 수도권 여당 중진은 "민주 진보 진영의 내부 갈등이 심해지는 근본 원인엔 상대방에 대한 긴장감이 사라진 측면도 있다"며 "국민의힘이 헌법에 반하는 '극우 프레임'을 자꾸 스스로 짊어지고 자책골을 넣으니 보수와 진보의 품격 있는 공방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쪽(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큰 홍역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이 과도하게 지연된 것이 구설 사태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리특위는 실제 의원을 징계할 수 있는 기구로, 이곳에서 심사한 징계 내용이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되면 실제 효력을 발휘한다. 다만 여야는 22대 국회 후반기에 들어선 현재까지도 윤리특위의 정당별 위원 수 협상을 마치지 못해 기구 구성을 못하고 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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