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간 이어진 검찰청 체제가 막을 내리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 2일 전국 수사 현장 곳곳에서 혼란이 잇달았다. 전산 시스템과 수사관 업무 분장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범한 중수청은 하루종일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법정에서는 공소청 검사의 특별검사팀 파견 적법성 여부가 논란이 되는 등 새 형사사법체계 안착에 난항이 예고됐다.
중수청 수사관의 발령지는 전날 오후에야 통보가 완료됐다. 5급 이하 수사관은 출근지는 안내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보직과 업무는 이날 출근 시점까지도 전달받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청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은 사건 이첩·접수와 배당 등 필수 기능만 우선 개통됐다. 사건 처리 등의 기능은 오는 12월 개통된다.한 수사관은 “명함이나 업무용 휴대폰 등도 지급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관사 확보를 위한 수사관 수요조사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수사관 사이에선 “창문이 없어 답답하다” “계약한 지가 언젠데 시설 준비가 왜 이렇게 안 됐느냐” 등 불만도 나왔다. 중수청 본청과 서울청은 연말까지 내부 사무공간 조성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중수청 1호 접수사건은 서울 은평구의 70대 남성이 서울 서부경찰서 A경위를 법왜곡죄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었다. 아직 사건 배당은 이뤄지지 않았다. 중수청엔 개청식이 열리기도 전에 10여 건의 고소·고발이 접수됐다. 민원실에는 고소장·고발장·진정서 양식이 비치됐지만 공식 사건 접수증은 아직 마련되지 않아 직원들이 고소장 표지에 ‘접수’ 도장을 찍어주는 방식으로 접수를 진행했다.
중수청은 이날 정원(2874명)의 66% 선인 1900명 수준으로 출범했다. 중수청 관계자는 “청장이 임명돼야 구체적인 (추가) 충원 계획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안을 재가했다.
전종민 중수청 차장은 개청·현판 제막식에서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열 때도 우려는 컸지만 오늘날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으로 우뚝 섰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신뢰로 바꿔 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수청은 ‘절제’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 심리로 열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사건 공판에서는 재판부가 공소청 검사의 특별검사팀 파견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검찰청 소속으로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이 공소청 출범 후에도 파견이 그대로 유지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향후에 새로운 파견 명령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오늘 진행하는 게 무의미해질 수 있다”며 재판 진행을 중단했다.
이인혁/김유진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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