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처럼 산업 패러다임이 변할 때 인수합병(M&A)으로 재계 순위가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회사 EY한영의 전략·재무자문 부문인 EY-파르테논 박남수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이폰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안주하다가 시장에서 사라졌다”며 “큰 변화가 올 때 변하지 않으면 생존이 위협받는데 지금이 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Y에 따르면 올해 5~7월 미국 M&A시장은 메가딜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1억달러 이상 거래 규모가 전년 대비 58%, 건수는 21% 증가했다. 그간 대기업 주도 M&A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국내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박 대표는 “글로벌 M&A는 기술, 전력·유틸리티, 생명과학, 항공우주·방위산업이 거래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며 “특히 인공지능(AI) 인프라, 데이터센터, 전력, 정밀의료 및 첨단 치료제 분야 투자 수요가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유망 M&A 분야와 관련해선 “반도체 기업이라면 첨단 패키징·장비·소재, 에너지 기업이라면 전력망·에너지저장장치(ESS)·분산전원, 제조기업이라면 피지컬 AI·산업자동화, 바이오 기업이라면 글로벌 생산 플랫폼 분야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EY는 2년 전 별도의 K뷰티 섹터보고서를 작성해 25개 M&A 유망 기업을 고객사에 소개했다. 이 중 서린컴퍼니, 스킨푸드, 비앤비코리아 등 6곳은 M&A가 성사됐고 더스킨팩토리, 페렌벨 등 2곳은 딜이 진행 중이다. 작년엔 K푸드 섹터보고서를 내놓으며 성경김과 만전김 등의 자문을 담당했다. 올해는 반도체 섹터 보고서 발간 후 LX인베스트먼트가 매각한 반도체 장비회사 에스에스피(SSP)의 매각자문을 성공시켰고 다수 딜을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EY의 강점은 재무자문과 실사, 가치평가에 컨설팅까지 원팀으로 서비스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이화다이아몬드 인수 밸류업 컨설팅을 EY가 맡은 것도 이러한 명성 때문이다. EY는 지난 7월 역대 최대 제약·바이오 분야 M&A인 2조7000억원 규모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스위스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를 자문(실사)했다. 난이도가 높았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과 DN솔루션 딜도 각각 성사시켰다.
중소·중견기업 매각 시 유념해야 할 점에 대해선 “핵심 역량과 주요 고객 관계가 오너 개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경영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오너 없이도 성장할 수 있도록 차기 경영진 육성, 장기 계약 확보, 핵심인력 유지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모펀드(PEF)가 인수를 검토할 때 유념할 점에 대해선 “인수 당시의 금리와 예상 기업 가치, 시장 성장률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투자 논리도 쉽게 흔들릴 수 있다”며 “인수 이전부터 추가 인수(볼트온 M&A)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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