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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에 신규항로 개척…북극항로 통행 4년새 4배 늘어

입력 2026-10-04 18:09   수정 2026-10-05 00:35

북극해를 통과하는 해운 물동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으로 주요 해상 수송로 이용이 어려워지자 북극항로를 대체 운송로로 활용하는 선박이 늘어난 결과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북극항로를 통한 항해 횟수는 133회로 2022년과 비교해 네 배 이상 증가했다. 8월 대비로는 46% 늘었다.

러시아 선사가 주로 이용하던 북극항로에 중국 선사도 진출했다. 중국 컨테이너선 두바이타워는 지난달 칭다오에서 출발한 뒤 북극항로를 거쳐 영국 펠릭스토항까지 24일 만에 도착했다. 수에즈운하와 희망봉을 거칠 경우 40일 이상 소요되는 항해 기간을 2주가량 단축했다.

특히 곡물과 철광석 등을 운송하는 벌크선 통행량도 늘었다. 지난달 북극항로를 통과한 벌크선은 29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척)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전에는 러시아 가스 플랜트에 에너지를 공급하려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항로를 주로 통과했다. FT는 “호르무즈해협과 바브엘만데브해협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며 북극항로가 매력적인 대체 항로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를 덮은 얼음이 감소해 이동이 더 쉬워진 점도 이용률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9월은 얼음 두께가 가장 얇아지는 시기로 쇄빙 능력이 없는 선박도 통과할 수 있다.

북극항로가 수에즈운하 등을 대체할 상시 항로로 자리 잡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선 사고 위험이 크다. 북극 지역의 수색 및 구조 역량이 부족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선박 운항 자체의 위험도 높다. 북극은 기상이 급변하는 데다 고위도에서는 일부 항해 장비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수로국은 “고위도에서는 지구 곡률 때문에 항행 데이터를 해도에 정확하게 표시하려면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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