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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큰손' 美 릴리, 미용시장까지 넘본다

입력 2026-10-05 18:12   수정 2026-10-06 15:06

미국 일라이릴리가 미용의료 등 에스테틱 분야 인수합병(M&A) 등을 전담할 고위급 임원 채용에 나섰다. 비만약 ‘마운자로’ 등을 판매하며 M&A 시장 큰손으로 부상한 릴리가 에스테틱 신사업 분야 움직임을 구체화한 것이다. ‘포스트 비만’ 시장의 중심축이 미용의료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화·체형·탈모 시장 정조준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릴리는 지난달 말부터 에스테틱 분야 외부 협력을 전담할 이사급 임원을 채용하고 있다. 채용 공고를 통해 릴리는 에스테틱 분야를 “면역과 피부과, 대사 의학이 만나는 새 전략 사업분야”라고 설명했다. 새로 채용할 임원은 “피부 생물학과 노화, 체형 교정, 모발 생물학 등 에스테틱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부 기업과 연구소 등이 보유한 신물질과 의료기기, 플랫폼 등의 기술성을 평가해 자산으로 편입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취지다.


세계 기업가치 1위 제약사인 릴리는 올 들어서만 40여건의 M&A 거래를 위해 200억달러(약 27조원) 넘게 투입했다. 1876년 창업 이래 역대 최대다. 비만약 등을 팔아 번 수익으로 백신과 자가면역·수면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의 기술 사냥에 집중하고 있다.

그간 에스테틱 분야에선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채용을 시작으로 이 분야 M&A에도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릴리는 사업개발 조직 등을 통해 국내 에스테틱 기업과의 만남을 확대해왔다”며 “최종 투자나 공동개발을 결정하려면 내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릴리의 에스테틱 시장 진출은 예견된 행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비만약으로 갑자기 살을 뺀 사람들의 고민은 근육량 감소와 피부 처짐 등으로 옮겨갔다. 비만약 대중화 시대가 열리자 체형 교정과 피부 탄력 개선 등을 위한 미용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비만약으로 만든 날씬한 체형인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바디’, 팔 근육 윤곽이 잘 잡힌 ‘트로피 암’ 등이 유행을 이끌고 있다. 미국의 일부 피부과에선 고주파 피부 탄력 개선술과 지방 흡입을 결합한 팔 윤곽술 수요가 올들어 25%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체형 교정 시장도 급성장
이런 경향은 국내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비만특화병원 365mc는 지난해 배나 허벅지 등의 지방을 골반에 이식하는 시술을 총 1586건 시행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등 GLP-1 비만약을 활발하게 쓰기 전인 2023년(112건)보다 14.2배 늘었다. 이선호 글로벌365mc대전병원장은 “체중이 빠르게 줄면 급격히 빠진 지방량을 피부가 따라가지 못해 탄력이 떨어지거나 처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에스테틱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GC녹십자웰빙은 올해 6월 1회 투여로 배와 옆구리, 팔뚝 등의 지방세포를 없애주는 체형 교정 신약을 도입했다. 이 약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 라지엘테라퓨틱스에 전략적 투자자로도 참여했다. 이 회사는 내년 피부 탄력 개선에 쓰이는 스킨부스터 등을 생산할 전용 공장을 가동한다. 코오롱제약도 시지메드텍과 손잡고 스킨부스터 개발에 나섰다. 대웅제약 역시 차세대 필러와 스킨부스터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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