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체류 중국인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시 100만 명을 넘었다. 영주권을 취득하거나 재외동포 비자로 장기간 머무는 중국인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과거 일자리를 찾아 한국으로 오던 중국인은 최근 근로자뿐 아니라 사업자, 주택 소유자, 유권자 등으로 자격이 다양해지고 있다. 소비시장과 골목상권, 부동산과 지역 정치에 미치는 이들의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과거 ‘100만 명 시대’와 가장 큰 차이는 체류 자격 구성에 있다. 영주권을 취득한 중국인은 2016년 10만여 명에서 올 7월 19만여 명으로 89.9% 늘었다.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 재외동포 비자로 머무는 중국인도 같은 기간 27만여 명에서 42만여 명으로 55.8% 증가했다. 영주권 보유자와 재외동포 비자 소지자를 합하면 약 62만 명으로 전체 체류 중국인의 60%에 이른다. 출입국 통계에서 영주는 F-5 비자, 재외동포는 F-4 비자로 구분한다.
방문취업(H-2) 비자로 머무는 중국인은 23만여 명에서 약 2만 명으로 88.3% 감소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서비스업 등에 취업하기 위해 방문하는 유형은 줄고 장기간 생활하는 유형은 늘어난 것이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한국에 들어와 살다 보니 중국보다 한국에서의 삶을 선호하게 된 중국인이 많아졌다”며 “중국 사회의 심화하는 통제, 낮은 급여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업을 운영하는 사례도 많다. 이민정책연구원이 지난해 6월 신한카드에 등록된 외국인 개인사업자 점포 1만323곳을 분석한 결과 중국 국적 점주가 72.5%를 차지했다. 미국(6.2%), 캐나다(3.7%), 대만(3.1%)을 크게 웃돌았다.
소비시장에서도 중국인의 영향력이 커졌다.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인의 국내 카드 결제액은 2조178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5% 증가했다. 2022년 이후 집계에서 같은 기간 결제액이 2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종별로는 백화점 결제액이 8282억원으로 82.3% 불어났다. 신세계백화점의 같은 기간 중국인 우수고객 매출도 83% 늘었다. 외국인 우수고객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62%였다. 피부과의원 결제액은 3319억원으로 33.2%, 성형외과는 657억원으로 5.8% 늘었다. 약국 결제액은 346억원으로 170% 증가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말 지방선거 투표권이 있는 외국인 영주권자 약 14만 명 가운데 중국 국적자는 11만 명으로 81%였다. 올해 6·3 지방선거의 전체 외국인 유권자는 15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지난 만 18세 이상 외국인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이소이/임민규 기자 clai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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