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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인베, 인니 공동펀드 2년여 간 '개점휴업'...책임 공방 속 해외 LP ‘불만’

입력 2026-10-06 11:00  

KB인베, 인니 공동펀드 2년여 간 '개점휴업'...책임 공방 속 해외 LP ‘불만’

이 기사는 10월 06일 11: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B인베스트먼트가 모태펀드 및 해외 기관투자자들과 조성한 아시아 공동펀드가 설립 2년여 만 동안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다. 투자 집행이 반복해서 중단됐다.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해외 출자자(LP)와 현지 공동투자자들의 불만도 누적되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인베스트먼트는 2024년 1월 인도네시아 국영통신그룹 텔콤 산하 MDI벤처스와 손잡고 약 1100억원 규모의 해외 공동펀드를 결성했다. 모태펀드와 싱가포르·인도네시아 기관투자자가 출자자로 참여했다. 싱가포르 펀드 구조를 기반으로 한국·일본·동남아시아·인도 등 아시아 성장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하지만 펀드는 출범 직후부터 삐걱거렸다. KB인베스트먼트 내부 전략이 바뀌며 출자 규모와 투자전략을 재조정하는 데 시일이 소요됐다. 이미 해외 투자자 및 모태펀드와 협의를 마친 구조를 다시 손보는 과정에서 약 1년간 투자가 멈춰 섰다. 이후 정상화를 추진하던 중 인도네시아 측 투자자 및 현지 파트너 관련 문제가 불거졌다. 해당 사안으로 KB인베스트먼트 내부 감사가 진행되며 투자가 추가로 지연됐다. 최근에는 KB인베스트먼트 측의 요청으로 모태펀드 출자분의 투자 비중과 구조를 둘러싼 재협의가 진행 되며 신규 투자 집행이 다시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잦은 대표이사 교체를 핵심 배경으로 꼽는다. KB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글로벌 플랫폼 1호 펀드'를 시작으로 해외 투자처 발굴에 공을 들여왔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현지 투자사와 공동으로 해외 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이었다. 이 전략은 2018년부터 회사를 이끈 김종필 전 대표를 비롯해 김천수·유정호 상무 등이 주도했다.

그러나 2024년 송영석 전 대표, 2025년 4월 윤법렬 대표로 수장이 연이어 바뀌었다. 이에 따라 해외 펀드를 바라보는 경영진의 시각도 달라졌다는 평가다. 신임 경영진 체제에서 조직과 투자 프로세스 전반을 재정비하면서, 기존 글로벌 펀드에는 '관리 중심' 기조가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K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MDI벤처스의 CEO가 부패 및 자금세탁 혐의로 구속되면서 불거진 문제”라며 “이후 MDI 측이 약정한 출자금을 아직 납입하지 않으면서 투자가 지연된 건으로, 현재 이 문제를 바로잡아 펀드를 정상화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임 경영진이 수년간 쌓아온 해외 파트너와의 합의 사항을 현 경영진이 어떻게 승계할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잦은 실무진 교체가 이뤄지면서,. 해외 GP·LP 및 투자 대상 기업과 지속해서 소통할 전담 인력이나 책임 창구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갈등은 해외 이해관계자와의 마찰로 번지는 양상이다. 일부 투자 건은 현지 기관·공동투자자와 함께 추진되는 구조다. 싱가포르·인도네시아 LP들은 투자 일정과 정상화 시점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자금이 장기간 묶인 채 마땅한 수익이나 회수 전망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일본·동남아시아·인도에서 현지 기관과 공동 투자를 추진한 창업자와 투자 파트너들도 반복되는 일정 변경에 불만을 표출하는 분위기다.

K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글로벌 펀드 운용은 당사의 주요 운용 영역 중 하나로, 운용 공백이나 책임 창구 부재는 사실과 다르다”며 “해외 LP들 역시 MDI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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