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2.6% 하락한 가운데 미 증시 3대지수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는 0.02% 상승했고, S&P 500 지수는 1.21% 내렸지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72% 급락했습니다.
국채 시장 움직임도 주목됩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하루에 10베이시스포인트 이상 움직이면 보통 시장이 주목할 만한 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인데, 오늘 10년물 금리가 18bp 이상 하락했습니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연 5%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지금 채권시장의 움직임 관련해 생각해볼 요인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을 합동 공격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뉴욕타임즈 보도가 나왔습니다. 국제유가는 4% 가까이 뛰었습니다.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시장에 커진 것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져온 금 가격은 오늘 떨어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관련해 채권 수급의 주체 중 하나인 레버리지펀드의 대량 현물 매수가 오늘의 금리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짚어볼 만합니다.
레버리지펀드는 적은 돈 들여 국채 선물 등을 활용해 고레버리지 차익거래를 하는 기관 투자자를 말합니다. 헤지펀드와 파생상품 투자 하는 CTA들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들이 하는 투자 기법 가운데 하나가 롱 베이시스 트레이드인데요. 국채 현물을 사고 국채 선물을 공매도하는 것이죠.
원칙적으론 베이시스 트레이드는 차익을 얻기위한 거래이지 금리 방향성에 베팅하는 거래가 아니기는 하지만, 거래 과정에서 국채 현물 매수가 많으면 금리 자체에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거래 특성상 국채 현물 데이터를 쉽게 찾기 어려운 시장에서 수급의 동향을 알아볼 때 국채 선물 흐름을 파악해볼 수는 있는데요. 최근 레버리지 펀드의 10년물 국채 선물 숏 포지션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시간 데이터를 찾기 어려운 현물 시장 특성상 국채 시장 선물 공매도의 증가는 레버리지 펀드의 현물 매수 전략으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간밤의 국채 금리 하락이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경기 침체 걱정이 아니라 수급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뜻이겠습니다.
주식 시장 이야기로 돌아가볼까요. 어제 아시아 증시의 낙폭이 컸었지요. 하락장으로 접어든 중국 증시를 비롯해 우리나라,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증시 주가지수가 깊은 낙폭을 경험했습니다.
아시아 증시에 이은 미국 기술주 낙폭의 원인으로 AI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는 점을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짚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상장을 준비중인 오픈AI가 기업 가치평가 목표액을 당초 1조 4천억 달러에서 1조 2,500억 달러 수준으로 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AI 수요가 급증하며 자본 부족 현상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젠슨 황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수요였겠지만, 시장은 운전자본 부족 가능성에 더 주목했습니다.
재무 문제가 부각됐던 코어위브(CRWV, -10.06%)와 아이렌(IREN, -8.37%) 등 AI 인프라 관련주가 흔들렸고요. 장 마감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블룸에너지(BE)도 시간외 거래에서 6% 이상의 낙폭을 보였습니다.

개별종목 이외의 내용들을 살펴보자면요. 헤지펀드들이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대거 늘리며 주가 하락 베팅 규모가 최근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공매도 베팅이 실패로 돌아가는 숏 스퀴즈가 일어나줬으면 하는 바람이 클 겁니다. AI 투자심리가 돌아오면 가능한 시나리오겠지요. 한국 증시 개장 전 나온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상장 철회 소식이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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