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상위 10%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하위 10%의 9.5배였다. 2023년에는 6배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하위 10%의 8.9배이던 상위 10%의 평균 월급은 12.4배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고임금 근로자는 근로시간이 단축된다고 해도 월급·연봉제가 적용돼 거의 타격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시급제가 대부분인 저임금 근로자는 근로시간 감소가 곧장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계층별로 근로시간 단축의 타격이 다른 셈이다.
하위 10%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줄어든 건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단시간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업주들이 근로시간 축소로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그들은 물론 영세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역설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주 52시간제 역시 다르지 않다. 어제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 포럼에서 퇴임 후 첫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경직적인 주 52시간제의 부작용이 저소득층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소득 하위 20%의 총급여는 줄고 고소득층 급여는 오히려 늘어났다. 노조 미가입자의 임금도 줄었다. 주 52시간제 부작용이 노동시장의 ‘약한 고리’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주 4.5일제 도입에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주 52시간제처럼 생산성 향상은 없이 교섭력이 약한 저소득 근로자에게 소득 감소 충격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경직적인 노동시간 규제인 주 52시간제를 손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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