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 사고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신 지급한 뒤 임대인에게 돈을 돌려받는 비율이 여전히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을 반복적으로 돌려주지 않는 이른바 '악성임대인'은 300명을 넘어섰지만 이들의 신용정보를 등록·공유하는 데도 제약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세자금보증 대위변제액은 4490억원, 회수액은 1095억원으로 회수율은 6.66%였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대위변제액 873억원, 회수액 288억원으로 회수율이 9.02%에 그쳤다.
HF의 회수율은 당해 연도 회수액을 같은 해 대위변제액으로 단순히 나눈 수치가 아니다. 전년도까지 쌓인 구상권 잔액 등을 포함해 산출하기 때문에 대위변제액과 회수액의 단순 비율과는 차이가 난다.
보증 사고 흐름은 상품별로 엇갈렸다. 전세자금보증 사고발생률은 2024년 0.99%에서 지난해 1.08%로 오른 데 이어 올해 7월 말 연환산 기준 1.20%까지 상승했다. 반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발생률은 2024년 1.64%에서 지난해 0.84%, 올해 7월 말 0.78%로 낮아졌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대위변제를 발생시킨 악성임대인 규모는 빠르게 커졌다. 반환보증 기준 악성임대인은 2022년 1명에서 2023년 43명, 2024년 145명, 지난해 258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7월 말에는 327명에 달했다.
이들이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도 같은 기간 크게 불어났다. 미반환금액은 2022년 4억원에서 2023년 302억원, 2024년 1193억원, 지난해 1891억원을 거쳐 올해 7월 말 2268억원으로 늘었다. 이들로 인해 HF가 대신 지급한 금액은 올해 7월 말 기준 2431억원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임대인이 다시 보증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정보 공유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HF는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공개되는 '상습 채무불이행자' 정보를 활용해 신규 보증을 제한하고 있지만 제도 시행 이후 실제 보증 발급을 막은 사례는 11건, 약 23억2000만원에 그쳤다.
특히 반환보증은 가입 과정에서 임대인의 신용정보 제공 동의를 받지 않아 대위변제로 구상채무가 발생하더라도 신용정보관리규약에 따른 신용도 판단정보 등록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임대인을 별도로 지정해 공개·관리하는 규정도 현재 마련돼 있지 않다.
다주택 임대인에게 공급된 보증에서도 사고가 이어졌다.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한 은행 지점에서 동일 임대인을 대상으로 3건 이상 취급한 반환보증은 2180건, 366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207건, 301억원에서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이미 발생한 구상채권을 회수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세반환보증 구상권에 대한 경매 신청은 1700건, 312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6월 기준 이 가운데 1564건, 2890억원의 구상권이 여전히 경매 절차를 밟고 있다.
법원 경매를 통한 회수에는 대위변제 이후 평균 2년가량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HF는 이를 약 1년으로 줄이기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공매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 의원은 "세입자의 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뒤 정작 악성임대인에게서 돌려받는 돈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악성임대인 정보마저 제대로 등록·공유하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제도적 허점"이라며 "상습 미반환 임대인을 보증시장에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정보공유와 신규보증 차단을 강화하고, 장기간 묶여 있는 구상채권의 회수체계도 전면적으로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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