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재벌이 대한민국을 착취한다"는 과거 발언에 대한 입장을 국정감사에서도 유지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을 향해 "시대착오적 기업관"이라고 비판했다.윤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주 위원장의 발언이 논란"이라며 "문제는 이 발언이 교수 시절의 학술적 소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정감사에서 주 위원장은 표현이 과도한 측면은 있다면서도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했다.
그는 "시장경제의 파수꾼이자 엄정한 심판이어야 할 공정위 수장이 대기업을 '착취자'로 바라보는 시대착오적 기업관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제재해야 할 공정위원장이 기업에 대한 선입견부터 드러낸다면 공정한 법 집행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의원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환급 실태도 거론했다. 그는 "올해 1~9월 부과된 과징금은 1조8000억원대로 2022~2025년 4년간 부과액의 92%에 달한다"며 "반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기업에 돌려준 과징금과 환급가산금은 2875억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환급가산금만 약 190억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가 법과 증거에 충실했는지, 무리한 처분으로 기업과 국가 재정에 부담을 떠넘긴 사례는 없는지 철저히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 위원장의 준법의식도 문제 삼았다. 윤 의원은 "인사청문회 당시 세금과 과태료 체납으로 차량이 14차례, 아파트가 한 차례 압류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반복된 체납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 없이 기업에만 엄격한 준법을 요구한다면 그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기업을 착취자로만 보는 시각은 우리 경제의 현실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며 "국세청의 2023년 법인세 신고 통계에 따르면 법인소득 상위 1% 기업이 전체 법인세 신고액의 84.5%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가 세계시장에서 쌓아온 경쟁력과 투자, 고용의 성과도 '착취'라는 한 단어로 재단할 수 없다"며 "개별 기업의 위법행위를 바로잡는 것과 대기업 전체를 착취의 주체로 규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 대통령은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는데 정작 공정위원장은 재벌이 대한민국을 착취한다는 자신의 인식에 변함이 없다고 한다"며 "기업에는 투자와 고용을 늘리라고 요구하면서 기업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은 왜 이토록 엇갈리느냐"고 물었다. 이어 "정부는 이 간극을 설명하고 기업정책의 일관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시기에 기업에 필요한 것은 특혜도, 면죄부도 아니라 예측 가능한 규제와 공정한 경쟁 질서"라며 "공정위가 기업을 향한 선입견이 아니라 법과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과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을 의심하는 말은 권력이 쉽게 내뱉을 수 있지만,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할 미래의 부와 일자리는 권력의 혀끝이 아니라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혁신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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