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중앙행정기관 이전 기대가 분양심리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3일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곳을 내년부터 2031년까지 세종으로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전 대상 공무원은 9929명이다. 내년에는 27개 기관이 임시청사를 활용해 이전을 시작한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은 2029년, 국회 세종의사당은 2033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번 이전이 세종 집값의 반등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세종 아파트값은 행정수도 이전 기대가 고조된 2020년 한 해 동안 약 40% 급등했고, 같은 해 7월 주간 상승률은 2.9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이전 기대가 약해지고 공급이 누적되면서 시장은 침체에 빠졌다. 올해 들어 이달까지 세종 아파트값은 0.93% 하락했다. 8월 하락세가 멈춘 뒤 9월 말 0.03% 상승했지만 지난주 다시 0.05% 떨어지는 등 혼조세다.
전셋값 상승이 매매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세종 전셋값은 11.15% 올라 수도권 상승률(8.35%)을 웃돌았고, 서울(12.35%)과 비슷한 수준이다. 나성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1년 사이 전셋값이 1억원 오른 단지가 적지 않다”며 “정부청사와 가까운 곳은 전세 매물을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2020년과 같은 매수세가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공무원들이 근무지만 세종으로 옮기고 가족은 수도권에 남겨두면 주택 수요와 지역 내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서울에서 KTX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직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전 기관 종사자의 정착을 얼마나 유도하느냐가 관건이다. 교육·교통·의료 인프라와 민간 일자리 등 정주 여건이 갖춰져야 주택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전 기관 종사자 특별공급 제도는 2021년 폐지됐고, 재도입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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