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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CEO "AI칩 개발 1년도 길다…고객사 9개월로 단축 요구"

입력 2026-10-14 02:11  

시놉시스 CEO "AI칩 개발 1년도 길다…고객사 9개월로 단축 요구"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EDA) 기업 시놉시스의 사신 가지 최고경영자(CEO)가 13일(현지시간) "시스템 기업들이 인공지능(AI)를 활용해 반도체 설계 기간을 1년, 나아가 9개월보다 짧게 줄일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모델과 이를 활용하는 방식은 몇 달마다 바뀌는데 반도체 하나를 설계하는 데는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사신 가지 시놉시스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웨스트 2026'에서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기존 반도체 개발 방식으로는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스템 기업들은 AI 연산에 맞춰 반도체를 3~4개월마다 최적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반도체를 2~3년에 한 번씩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고 했다.
AI 반도체는 개발 당시 예상한 연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그런데 생성형 AI에서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AI로 활용 방식이 확대되면서 반도체가 처리해야 할 연산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칩을 계속 쓰는 것보다 새로운 작업에 최적화된 칩을 빠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가지 CEO는 "반도체 기업들이 개발 기간을 18개월에서 16개월, 14개월, 1년으로 줄이려 하고 있다"며 "시스템 기업들은 자신들이 정의한 작업에 특화된 반도체를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는지 묻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용도로 설계한 반도체의 사용 수명이 2~3년에 불과할 수 있다고도 했다. 오래 사용할 범용 반도체보다 짧은 기간에 최대한의 성능을 내는 맞춤형 반도체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개발 속도를 높이는 사례로는 중국 전기차·로봇 기업들을 꼽았다. 가지 CEO는 "중국에서 만난 고객사 중에는 설립된 지 2~3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처음부터 완전히 디지털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에 컴퓨터에서 제품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검증한다. 반도체를 생산한 뒤 차량이나 기판에 장착하면 몇 주 만에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들은 4~6년마다 새로운 차량 플랫폼을 개발하지만, 앞서 설명한 기업들은 9개월에서 1년마다 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차량 전체의 개발 속도가 전자장치의 교체 주기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방식에는 막대한 컴퓨팅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개발 속도를 높이려면 설계 방식 자체도 바꿔야 한다는 게 가지 CEO의 설명이다. 특히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에 집적하는 첨단 패키징에서는 전자회로뿐 아니라 열과 물리적 변형까지 설계 단계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지 CEO는 "이미 데이터센터에는 많은 3차원 집적회로(3D IC)가 사용되고 있다"면서도 "고객사와 제조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전자회로의 구조보다 물리적·기계적 문제에 있다"고 말했다.
여러 반도체를 좁은 공간에 집적하면 연산 성능을 높일 수 있지만 열을 배출하기는 어려워진다. 특히 AI 연산이 집중되는 순간에는 패키지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칩이 열에 의해 변형되거나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그는 "반도체가 높은 강도로 작동할 때 패키지 내부에서 발생한 열 때문에 일부 칩렛이 뒤틀리거나 깨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칩렛은 하나의 대형 반도체 대신 여러 개의 작은 반도체를 조합하는 기술이다.
문제는 같은 반도체라도 어떤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느냐에 따라 열이 발생하는 위치와 시점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설계 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한 특정 연산이 실행되면 실제 사용 환경에서 과열로 시스템이 고장 날 수 있다.
시놉시스가 지난해 350억달러(약 50조원)를 들여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기업 앤시스(Ansys)를 인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지 CEO는 "앤시스를 인수한 핵심적인 이유는 반도체 설계 초기부터 물리적 시뮬레이션을 도입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회로 설계와 발열·변형 분석을 함께 수행해 실제 제품에서 발생할 문제를 미리 파악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새로운 설계 방식으로 전환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는 "기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면서 동시에 엔지니어링 조직 전체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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