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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팍 살해 배후에 징역 40년 종신형…30년 만에 단죄

입력 2026-10-15 09:45   수정 2026-10-15 09:48


미국 힙합계의 전설적인 래퍼 투팍 샤커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전직 갱단 두목에게 사실상 '종신형'이 선고됐다. 피고인이 과거 인터뷰와 자서전에서 범행에 관여했다고 밝힌 내용이 수사의 중요한 단서가 되면서 음악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장기 미제 사건 중 하나가 사법적 결론에 도달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네바다주 지방법원의 칼리 키어니 판사는 이날 투팍 샤커 살해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듀언 '케피 D' 데이비스(63)에게 최소 40년을 복역해야 하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20년에서 종신형에 해당하는 형량 2건을 연속으로 집행하도록 명령했다. 데이비스는 지난 8월 배심원단으로부터 흉기를 사용한 1급 살인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키어니 판사는 선고 과정에서 "한 사람을 가족에게서 빼앗고, 그의 생명과 미래 전체를 앗아간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살아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그 사람이 투팍 샤커라면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스는 이날 법정에서 유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1996년 9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했다. 당시 투팍은 전설적인 복서 마이크 타이슨과 브루스 셀던의 헤비급 타이틀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현지에는 미국의 양대 갱단인 '블러즈'와 '크립스' 조직원들도 모여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카지노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이었다. 투팍과 블러즈 조직원들이 데이비스의 조카이자 사우스사이드 크립스 조직원과 몸싸움을 벌인 것이다. 검찰은 "데이비스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총기를 확보하고 동료 조직원에게 투팍 둥울 총격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데이비스가 직접 남긴 발언들이 장기간 해결되지 않았던 사건의 수사를 다시 움직이는 계기가 됐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총격 당시 범인과 같은 차량에 타고 있었다"며 자신의 역할을 과시했다. 2019년 자비로 출간한 회고록에서도 "나는 투팍 살해 사건의 살아 있는 몇 안 되는 목격자 중 한 명"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데이비스 측은 이러한 진술이 실제 범행을 인정한 증거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변호인 마이클 샌프트는 "회고록이 투팍 살해 사건을 이용해 돈을 벌기 위한 허구적 이야기이고 데이비스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 책은 사실이 아니라 허구인데도 검찰은 이를 일종의 자백으로 믿게 하려 한다"며 "그는 돈을 벌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배심원단은 이 같은 변호인 측 주장에도 지난 8월 약 3시간의 심의 끝에 데이비스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30년 가까이 범행 책임을 둘러싼 의혹이 이어졌지만, 피고인이 공개적으로 남긴 진술과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토대로 형사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WSJ은 "데이비스가 항소 방침을 밝힌 만큼 유죄 판결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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