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전과 23범, 전자발찌 차고 범죄…373억 써도 '속수무책'

입력 2026-10-15 13:35  



전자발찌 착용자의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현행 전자감독 시스템이 고위험 범죄자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에도 전과가 20건이 넘는 범죄자가 야간외출제한 명령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재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예산은 4년 새 약 100억원 늘었지만 현장 전담인력은 오히려 줄어 관리·감독에 허점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전과 23범도 야간외출제한 없이 재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야간외출제한 명령을 받지 않은 전자감독 대상자가 야간시간대(오후 6시~다음 날 오전 9시)에 성범죄 등을 다시 저지른 사례는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74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25건, 2021년 14건, 2022년 9건, 2023년 16건, 2024년 1건, 2025년 7건, 올해 8월까지 2건이다.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흐름이지만 전과가 수십 건에 달하는 범죄자들의 재범이 확인됐다. 지난해에는 전과 23범(성범죄 전과 2범)이 강간을, 전과 18범(성범죄 전과 6범)이 준강간을 저질렀다. 전과 11범(성범죄 전과 7범)이 강제추행을 저지른 사례도 있었다. 올해 역시 전과 23범(성범죄 전과 5범)이 강제추행을 저질렀다. 이들 모두 야간외출제한 명령을 받지 않았으며 범행과 관련한 귀가지도도 이뤄지지 않았다.

전체 74건 가운데 귀가지도가 실시되지 않은 경우는 29건(39.2%)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발생한 9건 중에는 6건(66.7%)에 육박했다. 지난해 7건 중 4건, 올해는 2건 모두 귀가지도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법무부는 귀가지도 미실시 재범 사건 대부분이 대상자의 주거지 내에서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야간외출제한은 모든 전자감독 대상자에게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범죄사실과 범행 내용,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하지만 전과가 20건을 넘는 범죄자들까지 외출제한 대상에서 제외됐다가 재범하면서 현행 위험성 평가와 감독체계가 고위험군을 제대로 선별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전자감독 제도는 성폭력사범의 재범을 막기 위해 2008년 10월 도입됐다. 위치추적 전자장치로 대상자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24시간 파악하고 보호관찰관의 밀착 지도·감독을 통해 재범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관련 예산은 2022년 274억원에서 올해 373억원으로 약 99억원(36.1%) 증가했다.
◇ 잇단 강력범죄…"감독 강화하겠다" 말만 반복
그러나 전자발찌 착용자의 강력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50대 남성이 시민 8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피의자는 과거 살인미수 전력이 있었고, 지난달에도 흉기 소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범행 당일에도 보호관찰관의 지도·감독을 받았지만 이후 흉기난동을 벌였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김훈이 경기 남양주에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당시 경찰과 보호관찰소 사이에 관련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법무부와 경찰청은 이후 고위험 전자감독 대상자의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사한 감독 공백에 대한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이번 인천 사건 직후에도 법무부는 사과문을 내고 전자감독 지도·감독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사건 경위와 관리 과정 전반을 조사하고 필요한 제도 개선과 보완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전자감독 대상자의 성폭력 동종 재범은 2020년 41건, 2021년 46건, 2022년 24건, 2023년 30건, 2024년 18건, 2025년 23건, 올해 8월까지 11건으로 총 193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살인 2건과 강도 3건을 포함하면 강력범죄 동종 재범은 총 198건이다.
◇ 경보 506만건 쏟아지는데…감독 인력은 감소
현장 대응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자감독 경보 발생 건수는 2022년 253만602건, 2023년 238만9496건, 2024년 268만9621건, 지난해 387만6107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8월까지만 506만3479건에 달해 지난해 연간 발생 건수를 넘어섰다. 보호관찰소의 현장 출동도 2022년 9940건에서 지난해 1만4363건으로 늘었고, 올해 8월까지 1만5098건을 기록했다.


반면 전자감독 대상자를 직접 지도·감독하는 전담인력은 2022년 255명에서 올해 8월 234명으로 8.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직원 1인당 관리 대상자는 17.1명에서 20.3명으로 18.7% 증가했다. 예산이 늘어나는 동안 현장 인력은 줄고 1인당 감독 부담은 커진 셈이다.

경보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고위험 범죄자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집중 관리할 역량이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경보에 따른 현장 출동 도착시간과 미출동 사유도 별도 통계로 관리하지 않아 대응의 신속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진우 의원은 "전자발찌를 찬 범죄자의 재범조차 막지 못하는데 가석방 확대가 웬 말이냐"며 "담당자 1인당 전자감독 대상자 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고, 전자발찌 부착자를 이중·삼중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