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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톤 서버도 '번쩍'…로봇이 데이터센터 자동으로 만든다

입력 2026-10-16 07:28   수정 2026-10-16 07:38



15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오픈컴퓨트프로젝트 글로벌서밋, 전시장 한 켠에서 로봇 한 대가 랙(반도체가 들어가는 대형 선반) 밑에 받침대를 넣더니 번쩍 들어 2m 떨어진 곳으로 옮겼다. 오스트리아 물류 자동화기업 DS오토메이션의 '랙무버'다. 랙 아래에 바퀴 달린 운반대를 놓고 사람 여럿이 밀어야하는 작업을 로봇 한대가 수초 만에 끝낸 것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열풍을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건설 자동화' 로봇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이 예일 DS오토메이션 미국법인 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과거에는 사람이 서버랙을 직접 밀어서 옮겼지만 랙 하나의 무게가 5.7~5.9톤(t)에 달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장·물류창고에 쓰이는 로봇을 만들던 DS오토메이션은 이 기회를 포착했다. 최대 6t 무게를 드는 자율로봇 랙무버를 구글, 메타,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에 공급하고 있다. 예일 대표는 "메타에만 서버 랙 운반 로봇을 200대 넘게 공급했다"고 했다.

최근에는 고성능 AI 반도체 여러 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면서 서버 랙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사람이 직접 옮기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값비싼 반도체를 파손할 위험도 크다. 예일 CEO는 "서버랙 하나의 가격이 700만~800만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전시장에는 실제 장비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랙무버는 차량호출 서비스 우버처럼 작동한다. 작업자가 서버랙을 실을 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로봇이 스스로 이동해 운반한다. 주변 환경을 인식해 자기 위치와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DS오토메이션은 데이터센터를 순찰하는 로봇도 선보였다. 이 로봇은 카메라와 온도 센서 등을 탑재해 서버실 내부를 돌아다니며 장비 상태를 확인한다. 반도체나 케이블에서 과열이 발생하면 관리자에게 경고를 보내고 정확한 위치를 알려준다.


서버 조립부터 설치까지…로봇이 만드는 AI 공장

로봇의 역할은 무거운 서버랙을 옮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서버를 제조하는 단계부터 자동화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로봇기업 더스티로보틱스는 건설 도면을 바닥에 직접 그려주는 로봇을 개발했다.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는 서버랙과 배관, 전력 설비를 정확한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설계도를 보고 위치를 측정한 뒤 바닥에 표시했다.

더스티로보틱스 로봇은 이 과정을 자동화한다. 건설사가 설계 데이터를 입력하면 로봇이 공사 현장을 돌아다니며 설비를 설치할 자리에 선과 기호를 그린다. 시공사는 작업 오류와 재작업을 줄일 수 있다.
미국 대형 건설사 모텐슨은 총 10억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두 동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이 로봇을 도입했다. 또 다른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에서는 서버랙 2304개가 들어가는 공간의 위치 표시 작업을 자동화했다.

AI 서버 자체를 만드는 과정에도 로봇이 투입된다. 미국 브라이트머신스는 로봇팔과 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서버와 데이터센터 장비를 조립하는 생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제품 설계 단계에서 로봇의 움직임을 가상으로 시험해 실제 생산라인에서 발생할 오류를 줄이는 방식이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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