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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열풍에 월가 은행들 '잭팟'…수수료 수입 '두 배'

입력 2026-10-16 09:44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미국 월가 대형은행들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AI 기업의 자금조달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로 수수료 수입이 늘고, 상장으로 자산이 불어난 임직원과 초기 투자자들도 자산관리 고객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은 이번 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모두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순이익을 기록했다. 4개 은행의 합산 순이익은 300억달러 이상으로 약 15% 증가했다. 매출은 11% 늘어 1130억달러를 넘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규제 위반에 따른 대규모 벌금 탓에 순이익이 줄었다.

AI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컴퓨팅 인프라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은행들의 자금조달 주선과 증권 인수, 거래 자문 수입이 늘었다. 금융시장 분석업체 크리실 콜리션 그리니치는 올해 세계 은행들이 AI 관련 거래에서 거둘 투자은행 수수료를 85억달러로 예상했다. 지난해 35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조사 대상인 100여 개 은행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가우라브 아로라 크리실 콜리션 그리니치 선임이사는 이들 은행이 주요 거래 대부분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대형 IPO도 은행들에 큰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6월 스페이스X 상장으로 발생한 투자은행 수수료는 약 5억달러였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각각 1억달러, BoA와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가 각각 약 7500만달러를 벌었다. 앤트로픽도 오는 11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기업가치가 약 2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IPO는 자산관리 사업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3분기 자산관리 부문 매출은 90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순유입 자산은 2320억달러로, 절반을 조금 넘는 금액이 IPO 관련 자금이었다. 모건스탠리는 스페이스X 상장 당시 임직원 대상 주식 배정 프로그램도 관리했다. 샤론 예샤야 모건스탠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PO가 끝난 뒤에도 관련 자산이 신규 고객 자금으로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상장을 도와 수수료를 받은 뒤, 임직원과 투자자들이 맡긴 자산을 관리하며 추가 수익을 거두는 구조다.

AI 관련 인수합병과 자금조달도 활발하다.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가 오픈소스 AI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130억달러에 인수하는 거래의 자문을 맡고 있다. 씨티그룹은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을 주관해 약 7000만달러의 수수료를 확보했고, 인텔과 소프트뱅크의 자금조달도 지원했다.

월가 경영진은 AI 투자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테드 픽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AI 인프라 구축에 수조달러가 필요할 수 있다”며 “AI 산업의 주요 거래를 자문하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도 “컴퓨팅 자원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AI 산업 전반에서 투자 둔화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높아진 자금조달 비용에도 기업들이 AI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거래가 늘어나는 만큼 위험 관리에도 신중한 모습이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위험을 떠안거나 자본을 투입하는 거래를 엄격하게 선별하고 있다”며 “AI 산업이 성숙하는 과정에서 자본과 컴퓨팅 수요가 어떻게 바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기술과 시장이 발전하면서 점차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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