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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물범 살립시다" 자라는 왜 갯벌 보호에 앞장설까 [장서우의 하입:hype]

입력 2026-10-18 08:00  

"점박이물범 살립시다" 자라는 왜 갯벌 보호에 앞장설까 [장서우의 하입:hype]


“인디텍스는 재무적 성과에만 만족하는 기업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업을 영위하는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한국을 찾은 오스카 가르시아 마세이라스 인디텍스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다. 인디텍스는 세계 1위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자라 운영사로, 올해로 한국 진출 18년째를 맞았다.

마세이라스 CEO는 이날 한국 세계자연기금(WWF)과 충청남도 태안군 가로림만의 갯벌 정화 능력을 회복하고 생태 환경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인디텍스는 올해 11월부터 2029년 11월까지 3년에 걸쳐 총 300만유로(약 45억원)를 지원한다.

가로림만은 전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해양생물보호구역이다. 작년 12월 제1호 국가해양생태공원으로 지정됐다. 올해 7월에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위원회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며 세계유산도시 반열에 올랐다.

한국 WWF와 충남도는 2027년부터 3년간 가로림만 일대에 장기간 방치돼 온 40헥타르 규모 양식 시설을 단계적으로 철거할 계획이다. 폐양식 시설과 폐어구, 버려진 조개껍데기 등은 갯벌 인근 해수의 순환을 막고 자연경관을 해치는 등 생태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에 지역 주민들의 지속적인 철거 요청이 있었지만, 어업권과 사업비 확보 문제로 진척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인디텍스의 자금 지원으로 숨통이 트였다. 한국 WWF는 1년에 100만유로씩 단계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방침이다. 폐양식 시설이 사라진 곳에는 약 10헥타르 규모의 자생 염생식물 서식지를 조성한다. 연안 생태계의 탄소 흡수·저장 기능을 높이고 해양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함이다.

구본영 충청남도 정무부지사는 “가로림만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점박이물범이 살고 있는, 해양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으로 보전 가치가 매우 높다”며 “이번 협약은 탄소중립 실천과 생태계 보전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비전과 지역사회의 실천을 연결하는 가시적이고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디텍스는 2023년부터 글로벌 WWF에 누적 1500만유로 이상을 지원했다. 2021년부터 전 세계 매장에서 시행해 온 ‘bring your bag’ 이니셔티브(종이 쇼핑백과 봉투 유상화 정책)를 통해 거둔 수익금을 주요 재원으로 활용했다. 본사가 있는 스페인을 포함해 튀르키예, 이탈리아, 그리스, 모로코, 튀니지, 알제리, 베트남, 아르헨티나, 브라질, 볼리비아, 파라과이, 멕시코,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교육, 긴급구호, 환경보호를 중심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왔다. 매년 400만명 이상이 이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마세이라스 CEO는 “WWF와의 1단계 협력 사업을 통해 150만5313헥타르 규모의 지역에서 생물다양성 보전·복원·개선 효과를 봤다”며 “2030년까지 누적 500만헥타르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WWF와 맺은 신규 3개년 기본 협약을 통해 2000만유로 이상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WWF와의 협력도 그 일부다.

마세이라스 CEO는 이번 협약이 “인디텍스가 한국에서 쌓아온 역사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가로림만은 뛰어난 자연적 가치를 지닌 지역으로, 이곳의 갯벌과 연안 서식지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역 주민 복지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국 WWF와의 협력이 가로림만과 인근 지역 사회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어가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민혜 한국 WWF 사무총장은 “한국에도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많지만, 지원 프로그램을 단기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한계가 있었다”며 “인디텍스와의 파트너십은 최소 3년을 바라보고 시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마세이라스 CEO도 “환경 관련 프로젝트는 장기적인 투자가 중요하기에 3개년에 걸쳐 투자하기로 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신규 프로젝트를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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