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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요법 후 12시간 방치해 사망한 70대…"의료 과실"

입력 2026-10-19 09:27   수정 2026-10-19 09:28


산소요법 이후 12시간이 지나 조치를 취해 환자를 사망케 한 의료진의 과실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70대 사망자 A씨의 유족과 의료진 B·C씨 및 병원 사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유족)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좌측 폐 부분 절제술 이력이 있는 A씨는 2018년 1월 폐렴 및 만성 폐쇄성 폐질환 급성 악화로 B·C씨가 있는 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약 2주 뒤 퇴원했지만 2월 19일 부종으로 다시 입원했다.

2월 23일 오후 9시30분 의료진은 A씨의 산소포화도가 80%인 것을 확인하고 공급하던 산소를 분당 2리터(ℓ)에서 3ℓ로 늘렸다. 이어 다음날 오전 3시50분께 의료진은 A씨에게 분당 10ℓ의 산소를 투여했다. 6시간이 흘러 오전 9시께 A씨의 의식은 혼미 상태로 악화했고 얼굴 부종 및 피부 함몰 등이 나타났다.

그날 오후 4시30분께 동맥혈 가스검사를 시행한 C씨는 A씨에게서 과도한 이산화탄소 축적에 따른 호흡성 산증을 발견해 산소 공급량을 2ℓ로 낮췄다. 이어 보호자의 동의를 받고 오후 5시15분께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 약 한 시간 뒤 심정지 상태에 빠진 A씨는 심폐소생술로 겨우 목숨을 부지했으나 반혼수 상태에 놓였다. A씨는 약 2주 뒤 사망했다.

A씨 유족은 "의료상 과실 및 지도·설명의무 위반으로 A씨가 사망했다"며 의료진과 병원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의료진이 유족에게 약 17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산소 10ℓ가 투여된 24일 오전 3시50분부터 12시간 넘게 동맥혈가스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의료진의 과실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을 뒤집고 유족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동맥혈 가스검사는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며 "의료진은 산소포화도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며 상태를 개선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설령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A씨는 다양한 중증의 기저질환을 보유했고 관련 형사재판에서 B씨는 무죄판결을 확정받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유족 승소 취지로 2심 판결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산소 투여량을 늘리면 30~60분 후에 동맥혈가스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진료지침을 근거로 들었다. 감정의도 동맥혈가스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미흡한 조치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를 종합해 12시간 이상 동맥혈가스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의료진에게 과실이 있다고 봤다.

또 재판부는 "환자 측이 의료진의 과실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진료상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와 환자의 손해 사이에 개연성이 있다는 점이 증명된 경우에는 인과관계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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