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캔톤페어). 중국 전자제품업체 완디스플레이테크놀로지의 전시 부스에서 인도네시아 바이어가 스마트밴드를 손목에 착용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작동시켰다.
측정 데이터의 정확도를 몇 분간 확인한 뒤 현장에서 2000개를 주문했다. 중국 기업과 신흥국 바이어 간 거래가 전시장에서 즉석 계약으로 이어진 것이다.
중국 최대 무역박람회인 캔톤페어에서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국들이 중국 기업의 핵심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 첨단기술 제품을 찾는 바이어들이 몰리고 있어서다.
중국 기업들은 현지 수요에 맞춘 제품 개발과 판매망 구축, 사후관리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무역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기업의 수출시장 다변화가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완디스플레이테크놀로지는 지난 4월 열린 직전 박람회에서 40만 개 이상의 신규 주문을 확보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 등 기존 사업 규모가 작았던 시장에서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드론 탑재 장비 제조업체 광저우청즈지능기계기술은 지난 4월 처음 참가한 캔톤페어에서 200건 이상의 주문을 받았다. 계약 규모는 약 1000만위안(약 19억원)에 달했다. 주문 대부분은 동남아시아와 동유럽에서 나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6개월간 일대일로 협력국에서 사업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이들 지역을 향후 핵심 시장으로 삼겠다고 했다.

생체인식 기술기업 충칭후이판테크놀로지도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가 선보인 비접촉식 손바닥 정맥 인증 단말기는 소매점과 스마트캠퍼스 등에 활용된다.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했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전시회 첫날에는 카메룬 바이어들이 부스를 찾아 구매 가능성을 논의했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전략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현지 판매망과 사후관리 체계를 갖춰 장기 고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대일로 국가와 교역 확대는 중국 무역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 1~3분기 중국과 일대일로 협력국의 교역액은 20조37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수출은 11조7400억위안으로 16.6% 늘었고 수입은 8조6300억위안으로 17.9%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캔톤페어도 양방향 교역을 확대하고 있다. 2007년 수입 전시구역 개설 이후 10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1만5000개 이상의 해외 기업이 참가했다. 현재 캔톤페어의 글로벌 협력망은 112개 국가와 지역의 238개 해외 기관과 산업협회, 대형 구매기업으로 확대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일대일로 국가에서 제품 판매뿐 아니라 현지 맞춤형 기술과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신흥국 시장을 둘러싼 수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