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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엑시나 대표 “AI 성능의 다음 승부처는 메모리” [ASK 싱가포르 2026]

입력 2026-10-21 16:01   수정 2026-10-21 17:10

이 기사는 10월 21일 16:0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진영 엑시나 대표는 21일 열린 ‘ASK 싱가포르 2026’에서 “AI의 성능과 비용을 끌어올릴 다음 승부처는 메모리”라고 말했다. 엑시나는 AI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으로, 내년 매출 약 5000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메모리는 GPU가 계산할 데이터를 잠시 올려두는 '작업대'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GPU가 요리사라면 메모리는 조리대인 셈이다. 그동안 AI 반도체 경쟁은 요리사의 손을 빠르게 하는 데 집중됐다. 하지만 AI가 실제 서비스에 쓰이는 '추론' 단계로 넘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AI가 긴 대화를 기억하고, 여러 단계로 생각하고, 여러 AI가 함께 일하면서 조리대에 올려둘 재료(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요리사가 아무리 빨라도 조리대가 좁으면 재료를 기다리며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지금 AI 추론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는 GPU 성능이 아니라 메모리와 데이터 처리"라며 "메모리 문제가 연산 문제로 포장돼 있다"고 꼬집었다.

엑시나의 해법은 두 가지다. 먼저 여러 서버가 커다란 공용 조리대를 함께 쓰게 해주는 연결 기술 CXL을 활용한다. 여기에 조리대 위에서 재료 손질 같은 1차 작업까지 끝내는 '연산 메모리'를 더했다. 데이터를 GPU로 실어 나르는 횟수가 줄어드니 속도는 빨라지고 전력은 덜 든다. 김 대표는 "경쟁사들은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데서 멈추지만, 우리는 메모리 안에서 데이터를 직접 처리한다"며 "작년만 해도 CXL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빅테크를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 방식을 쓰면 기존 서버 최대 10대를 시스템 하나로 대체할 수 있다. 전력과 공간, 운영비가 그만큼 줄어든다. 첫 제품인 연산 메모리 칩 ‘MX1’은 소형 연산 코어 3000여 개를 메모리 옆에 붙인 구조로, 칩 하나로 최대 2TB까지 메모리를 늘릴 수 있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를 포함한 여러 글로벌 고객이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후속 칩 ‘MX2’는 하이퍼스케일러 등 빅테크 업체와 협의 중이다. 데이터센터에서 버려지는 구형 D램을 묶어 다시 쓰는 제품도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엑시나는 2022년 메티스엑스로 출발해 2024년 12월 사명을 바꿨다. SK하이닉스 부사장 출신인 김 대표를 비롯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출신 반도체 전문가들이 주축이다. 지난 5월 1억3500만달러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고, 내년 프리IPO를 추진한다. 김 대표는 "한국은 수십 년간 세계 메모리 산업을 이끌어 왔다"며 "이제는 AI 인프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때"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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