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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 주식 19만원씩"…머스크, 통 근 결단 내린 이유

입력 2026-10-20 08:23   수정 2026-10-20 09:50



내년에 미국 모든 어린이에게 스페이스X 주식을 한 주씩 주겠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수많은 기부의 시작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발표 직전 거래일인 지난 16일 스페이스X 종가(146.03달러)를 기준으로 주식 한 주의 가치는 약 19만원이다. 미국의 18세 미만 아동 약 7200만명에게 실제로 주식을 나눠준다면 기부 규모는 105억달러(약 14조원)에 달한다. 머스크 순자산의 약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만 구체적인 지급 대상과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머스크의 이번 발표는 인공지능(AI)기업 앤트로픽이 대규모 주식 기부 계획을 밝힌 직후 나왔다. 인공지능(AI)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앞다퉈 부의 재분배를 약속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AI로 창출한 부는 소수 기업에 집중되고 나머지 국민은 이들의 기부와 배당에 의존하는 새로운 계급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앤트로픽은 지난 18일 자사 주식의 5%를 새로 설립하는 '앤트로픽 공익기금'에 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기업가치 9650억달러를 기준으로 약 482억5000만달러(약 64조원) 규모다. 향후 기업가치가 일정 기준보다 50% 높아질 때마다 이사회 재량으로 주식 2%포인트를 추가 출연할 수 있도록 했다.

앤트로픽은 기금을 활용해 비영리단체를 지원하거나 특정 계층에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측은 "AI가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겠지만 많은 노동자에게 불안정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앤트로픽의 발표 직후 X에 "주식을 일반 대중에게 직접 나눠주는 것을 권장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약 4시간 뒤에는 "이것이 내가 하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앤트로픽의 공익기금 방식과 달리 일반 국민을 직접 주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오픈AI도 비슷한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4월 AI기업 등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국민에게 현금으로 배당하는 '공공 부 펀드(Public Wealth Fund)' 설립을 제안했다. 7월에는 샘 올트먼 CEO가 미국 정부에 오픈AI 지분 5%를 제공하고 다른 AI기업도 동참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졌다. 알래스카주가 석유 수익을 주민에게 배당하는 것과 유사한 구조다.

AI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을 놓고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업공개(IPO) 자문사 클래스V그룹의 리즈 바이어 파트너는 CNBC에 "AI가 상당한 비판에 직면한 시기에 기업의 평판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8월 발표한 조사에서 미국 성인 71%는 향후 20년간 AI 때문에 미국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조사(64%)보다 7%포인트 높아졌다.

미래 사회는 AI라는 생산수단을 쥔 기업과 그렇지 못한 이들로 나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릭 브리뇰프슨 스탠퍼드대 교수는 2022년 발표한 논문에서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 노동자의 경제적·정치적 협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혜자들은 기술을 통제하는 사람들의 결정에 불안정하게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부와 권력의 집중을 경고했다. AI 연구자인 게리 마커스 뉴욕대 명예교수는 앤트로픽을 향해 "통제권은 계속 유지하고 정보 공개는 거부하면서 대중의 호감을 사려 한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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