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피스트 이수빈(24)이 오는 22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부소니 콩쿠르 준우승자인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함께 공연을 연다. 이수빈은 공연을 앞두고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에서 한국경제 아르떼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저에게 피아노와의 듀오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피아노와 하프 모두 멜로디가 두드러져 같이 연주할 일이 없는 악기”라고 말했다.
“하프로 피아노 곡 연주하면 손발이 바빠져요”
이수빈은 미국 예일대 음악대학원 졸업 후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하프 연주자다. 2022년 카네기홀 무대에 올랐다. 지난 6월 첫 앨범을 발매했다. 김도현과는 이번이 첫 공연. 둘은 피아노 듀오로 널리 연주되는 곡을 피아노와 하프 듀오 형태로 선보이기로 했다. 마포아트센터가 피아니즘을 테마 삼아 올해 진행하고 있는 ‘M클래식 축제’의 일환이다.

이수빈은 김도현과 라흐마니노프의 ‘뱃노래’, 드뷔시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린다라하’, 생상스 ‘죽음의 무도’등을 함께 선보인다. 하프가 맡은 부분은 이수빈이 직접 편곡했다. 각자 악기의 인기곡은 서로 바꿔 연주한다. 이수빈이 하프로 쇼팽의 즉흥환상곡(작품번호 66)을, 김도현이 포레의 즉흥곡(작품번호 86)을 선보인다. “각자 악기의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솔로 곡들을 서로 바꿔서 하나씩 연주하기로 했습니다.”
하프로 피아노 곡을 연주하는 건 쉽지 않다. “하프는 페달로 반음을 바꾸는 방식이고 현을 뜯으며 연주해 여러 음을 빠르게 내기가 어렵다”며 “피아노 곡을 하프로 연주하면 손과 발이 굉장히 바빠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연에선 스메타나 <나의 조국> 중 ‘몰다우’도 들려준다. 이수빈이 하프의 매력을 전하고 싶은 또 다른 레퍼토리다.

“하프의 화려함, 철학적 면모도 담았어요”
하프는 중세시대에도 널리 쓰인 악기지만 독주 악기로 주목받은 것은 20세기가 시작될 무렵이다. 이수빈은 곡을 직접 써 하프의 다채로운 매력을 드러냈던 하프 연주자들의 작품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오는 12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 공연 ‘거인’에서다.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에서 착안해 하프계의 두 거인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살제도, 르니에를 조명하겠다고.
“르니에가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짜임새 있는 그림으로 낭만의 진수를 보여준 음악가라면 살제도는 하프로 낼 거라 상상하기 어려웠던 소리들을 살린 혁신가였습니다. 하프의 아름답고 화려한 소리뿐 아니라 거친 소리도 한 무대에서 보여드릴게요.” 이수빈은 이 리사이틀에서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도 바이올린·첼로·하프용 편곡으로 들려준다.

이수빈이 지난 6월 낸 앨범인 ‘하프 클래식스’는 “하프가 솔로로서 이런 것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려 한 결과물이다. “파가니니 변주곡을 하프로 편곡한 버전을 넣어서 하프의 화려함과 강렬함을 표현했어요. 윤이상 작곡가의 작품도 넣어서 하프의 철학적인 면모도 한 앨범에 담았습니다.”
이수빈은 내년 미국으로 돌아가 공연 활동을 한 뒤 한국에서 음악제 활동을 이어간다. 추구하고 싶은 음악에 대해선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는 음악”을 계속했으면 한다고. “누구나 흔들리거나 상처받는 때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음악을 들으실 땐 그런 세계에서 벗어나 소리와 감정에 집중하게 되시길 바랍니다. 감정을 온전히 느끼는 것만으로도 전 많은 부분이 치유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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