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물건이 쏟아지는 가운데 9월까지 낙찰가율은 58.7%로 60% 아래로 떨어졌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69.7%)과 부동산 침체기이던 2012년(67.4%)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낙찰률 역시 역대 최저였던 지난해(22.7%)보다 낮은 21.2% 수준이다. 경매로 나온 물건 10건 중 2건만 감정가의 60%도 안 되는 가격에 낙찰되는 셈이다.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는 낙찰가율이 97%를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4%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강북·노원구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과 경기 토지거래허가제 구역에서는 낙찰가율이 100%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에 비해 업무·상업시설은 낙찰률 19.6%에 낙찰가율은 50.2%에 그친다. 빌라·다세대 등 비(非)아파트 물건과 토지 등 지방 부동산도 ‘찬밥’ 신세다.
두 달 전 이재명 대통령이 고금리와 경매 증가 등을 언급하며 집값 폭락에 대비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을 것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도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좀 많다”고 했다. 하지만 경매시장 여러 지표는 ‘강남 때리기’에 집중하는 주택정책의 시각을 좀 더 다양화할 것을 주문한다.
올해 신규 경매 접수가 크게 늘어나는 와중에 사적 채무를 갚지 못해 강제경매로 내몰린 물건의 증가세가 특히 가파르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개인 간 채무 불이행 등이 주요 이유로 지목된다. 반도체 호황에 가려진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보듬는 정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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