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초대 중수청장의 참석이 특히 주목받았다. 검찰청 전격 폐지 후 6대 중대범죄, 법왜곡죄 등을 전담하는 기구로 이달 초 개청해 정치적 중립 확보가 초미의 관심사여서다. 김 중수청장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참석 여부를 정하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국무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장이 공석인 경찰청과 공소청에선 직무대행이 배석했다.
대통령은 ‘헌법상 당연한 일’이라며 배석 논란을 일축했지만 흔쾌히 동의하기 어렵다.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모든 중앙행정기관장을 지휘·감독하도록 정부조직법이 정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오랜 관행을 깨고 핵심 수사기구 책임자를 국무회의에 배석시켜 지시하는 장면만으로도 정치적 논란이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검찰 해체로 거악에 맞설 수사 주체가 불분명해졌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대통령은 김 청장에게 “화이트칼라 범죄, 권력형 부패 중대범죄 등을 성역 없이 수사하고 엄단하라”고 지시했다.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권력 수사의 총책임자를 불러 앉혀 권력에 휘둘리지 말라고 지시하는 장면에 고개를 갸웃한 수사기관 종사자도 적잖을 것이다. 청와대 구성원과 국무회의 참석자들도 수사·공소의 잠재적 대상인 상황에서 오해받을 일은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진보진영에서 반대 목소리가 큰 것도 그래서다. 조국혁신당은 검찰·경찰 수장을 배석시킨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공정성의 외관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무회의 정례 참석을 자제해야 한다’는 성명까지 냈다. 청와대는 ‘세부 사건 처리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궁색하다. 말보다는 독립적으로 수사할 여건을 조성해 주는 행동이 필요하다. 국무회의 호출을 자제하고 필요한 지시는 계통을 밟아 전달하는 게 힘을 실어주는 최선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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