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스를 만드는 맥주회사가 내놓은 소주는 카스와도 잘 맞았다. 고깃집에서 한 병에 5000원을 내고 마신 오비맥주의 신제품 ‘찰랑’ 얘기다. 알코올 도수는 15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목 넘김이 인상적이었다. 평소 마시던 소주 대신 골라본 낯선 이름이었지만 맛은 만족스러웠다.
불판 옆에 놓인 찰랑은 외형부터 눈에 들어왔다. 푸른빛 병에 흰 라벨을 붙이고 물결무늬를 담았다. 앞면에는 ‘제주 현무암이 빚어낸 맑은 암반수와 바다 소금’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제주의 바다와 물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이다. 이름도 물이 잔잔하게 일렁이는 모습과 어감을 담았다.
오비맥주가 내놓은 제주산 제로 슈거 소주
찰랑은 지난달 28일 공식 출시됐다. 제주 동부의 화산암반수와 바다소금인 용암해수소금을 사용하고, 옛 제주소주 공장인 오비맥주 제주공장에서 전량 생산한다. 인위적인 알코올 향과 단맛을 줄이고 감칠맛을 더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설계했다. ‘제로 슈거’도 특징으로 내세웠다.
직접 마셔본 찰랑의 장점은 부드러움이었다. 15도라는 낮은 도수가 실제 마실 때도 느껴졌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이 순해, 부드러운 소주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 원료를 강조한 설명보다 먼저 체감한 것은 이 목 넘김이었다.
카스와의 궁합도 좋았다. 소주 자체로 마셨을 때의 만족감에 맥주와 함께 즐기는 재미도 더해졌다. 카스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같은 회사가 만든 찰랑이 어떤 조합을 만들어내는지 궁금할 만하다. 기자에게는 두 제품을 함께 골라도 좋겠다는 인상을 남겼다.
저도수 부드러운 목 넘김…카스와 좋은 궁합
판매처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오비맥주는 출시 당시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 일부 지역의 식당·주점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부터 일부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하고 이후 유통망을 점차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용 판매 채널로의 확대 여부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고깃집을 활용한 체험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오비맥주는 찰랑의 첫 판매 매장인 서울 석암생소금구이 용산점과 협업해 팝업을 운영하고 있다.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찰랑 소주를 맛볼 수 있도록 식당을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일상적인 외식 자리에서 신제품을 경험하게 해 다음 주문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식당부터 공략하는 전략은 카스와 찰랑을 같은 식탁에 올리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소비자가 소주와 맥주를 함께 주문하는 외식 자리에서 두 브랜드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스를 마시던 손님이 찰랑까지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 오비맥주에는 새로운 기회인 셈이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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