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1% 급증했다. 인공지능(AI) 사업 매출이 9배 이상 늘어나며 로켓 발사와 위성 인터넷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은 영향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와의 합병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스페이스X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했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올해 3분기 매출이 145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인 127억2000만달러를 약 15% 웃도는 규모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45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0.13달러의 세 배를 넘었다. 영업이익은 28억달러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4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억5000만달러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실적 발표 이후 스페이스X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5% 상승했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AI 사업이다. 스페이스X의 AI 부문인 ‘슈퍼 인텔리전스’의 3분기 매출은 7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8억1300만달러에서 약 9.3배 급증했다. 시장 예상치인 64억7000만달러도 크게 웃돌았다. 전체 매출의 약 52%를 차지하며 스페이스X의 최대 사업 부문으로 올라섰다.
스페이스X는 올해 초 머스크의 AI 기업 xAI를 인수하면서 AI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구글과 앤스로픽 등 주요 AI 기업에 컴퓨팅 인프라를 공급하며 사업을 빠르게 확대했다. 지난 3분기에는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를 600억달러에 인수하는 거래도 마무리했다. 재사용 로켓과 위성인터넷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스페이스X가 AI 인프라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핵심 사업인 위성인터넷 스타링크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스타링크 가입자는 2분기 1200만명에서 3분기 1360만명으로 160만명 증가했다. 스타링크가 포함된 통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31억달러에서 52억5000만달러로 69% 늘었다. 시장 예상치인 48억4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이 가운데 일반 소비자 구독 매출은 31억2000만달러, 정부·기업 고객 매출은 2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스타링크가 여전히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통신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 증가한 23억7000만달러로,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약 85%를 차지했다. AI 사업도 4억31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반면 로켓 발사 등 우주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16억7000만달러에서 17억7000만달러로 약 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우주 부문에서는 700만달러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스타링크의 사업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이달 초 800㎒ 저대역 주파수 매입을 발표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스페이스X의 위성 1만5000개 구축 계획을 승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위성인터넷을 넘어 미국 내 모바일 통신망 구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이스X는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브렛 욘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에서 2027년 1분기 매출이 330억~3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전망치인 222억달러보다 49~67% 높은 수준이다. 욘센 CFO는 “향후 6개월간 컴퓨팅 계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공급 계약이 향후 매출 증가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의미다.
머스크는 AI 인프라와 클라우드 계약, AI 챗봇 그록의 유료 서비스 등을 합쳐 내년 말까지 연간 반복 매출(ARR)이 5000억~1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는 실제 매출이 아닌 회사 측의 장기 목표치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2027년 연간 매출 전망치는 약 1100억달러로, 올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는 테슬라와의 합병 가능성도 언급됐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이 “좋은 아이디어”라며 양사 이사회가 통합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합병 방식과 거래 규모,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21일 장 마감 후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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