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견 세 마리의 공격을 받아 두피 80%가량이 손상된 키르기스스탄의 6세 소년이 한국에서 무사히 재건 수술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현지 병원에서 치료법이 없다는 통보를 들었던 아이는 한국 의료진의 도움으로 조종사라는 꿈을 꾸게 됐다.서울아산병원은 키르기스스탄 소년 우마르군(6)이 두피 등의 재건 수술을 받고 지난 15일 건강한 모습으로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21일 밝혔다. 치료에 든 비용은 병원과 아산사회복지재단에서 모두 지원했다.
우마르가 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 4월1일이다. 귀가하다가 중심을 잃고 대형견을 기르는 옆집 마당으로 떨어졌고 세 마리 개의 공격으로 두피 80%가 손상돼 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한 두피 손상을 입었다. 두개골도 골절됐다.
순찰 중인 경찰이 발견해 근처 병원을 찾았지만 현지 기술로는 항생제 치료 외엔 방법이 없었다. 모발 이식 수술 등이 강한 튀르키예로 이송하는 방법도 알아봤지만 월 30만원 정도인 연금으로 일곱식구가 살아가는 아이의 집에서 10만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들에게 지난 4월27일 의료 기술 전수를 위해 현지를 찾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구세주였다. 현지 의료진이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당시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한 서현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한국행을 결정했다.
지난 7월9일 한국을 찾은 우마르의 치료가 시작됐다. 최 교수는 우마르의 나이 등을 고려해 허벅지 피부를 두피로 옮기는 피부이식술과 남아 있는 두피를 단계적으로 늘려 결손 부위를 덮는 조직확장술을 시행하기로 했다.
피부과, 소아감염과, 영상의학과 등이 함께 집중 치료해 9월29일 우마르 두피에 넣었던 조직확장기를 제거하고 확장된 두피로 노출된 두개골을 덮는 두피 재건수술을 마무리했다. 한국을 오기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본 우마르는 조종사의 꿈을 품고 지난 15일 집으로 돌아갔다.
최 교수는 "힘든 치료 과정에도 밝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준 우마르가 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건강하게 성장해 꿈꾸는 미래를 이뤄가길 바란다"고 했다.
우마르는 "학교로 돌아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책도 읽겠다"며 치료해준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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