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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집값' 얼마나 뛰었길래…투기 막겠다던 '규제의 역설' [시장톡]

입력 2026-10-22 06:30   수정 2026-10-22 08:18

'동탄 집값' 얼마나 뛰었길래…투기 막겠다던 '규제의 역설' [시장톡]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경기 일부 지역의 집값이 오르면서 시장 안팎에서 '토허제 무용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올해 추가 지정된 경기 화성시 동탄구에서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지난해 지정한 경기 주요 지역은 규제 이전보다 오름 폭이 커졌습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까지 가격 억제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거래 제한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인 지난 12일 기준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66% 상승했습니다. 이는 같은 주 경기도 평균 상승률 0.26%보다 높습니다.

동탄구는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와 함께 지난 7월 5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됐습니다. 가격 상승과 거래량 증가에 대응해 투기성 거래를 차단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지정 기간은 내년 말까지입니다.

하지만 지정 후 석 달이 지난 뒤에도 동탄구에서는 주간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20.14%에 달합니다. 이 수치에는 지정 이전 기간도 포함돼 있지만, 규제가 적용된 10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격 억제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먼저 규제를 적용한 지역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지정된 경기 12개 지역의 지정 전후 각 51주간 아파트값을 비교한 분석에서는 과천을 제외한 11곳의 상승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정 이후인 지난해 10월 20일부터 올해 10월 12일까지 성남 분당구 아파트값은 21.7% 올랐습니다. 지정 전 51주간 상승률인 13.8%보다 높습니다. 광명시는 같은 비교에서 1.8%에서 20.8%로, 용인 수지구는 5.2%에서 20.1%로 상승 폭이 확대됐습니다.

안양 동안구와 수원 영통구도 지정 이후 각각 19.2%, 18.7% 상승했습니다. 반면 과천시는 지정 전 16.6%에서 지정 후 5.4%로 상승률이 낮아졌습니다.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지정한 지역 상당수에서 오히려 더 높은 상승률이 나타난 것입니다.

추 지사도 가격을 누르는 효과에는 의구심을 표했습니다. 그는 지난 19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투기수요 억제에는 효과가 있지만 오른 가격을 누르는 데는 효과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부동산을 거래할 때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아파트도 지정 대상과 대지지분 등 요건에 해당하면 허가 대상입니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공동으로 신청한 뒤 매입 목적과 이용계획 등을 심사받습니다.

주거용으로 취득하면 원칙적으로 2년간 직접 거주해야 합니다. 세입자의 보증금을 활용해 사는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제한하는 장치입니다.


무용론의 핵심은 이런 거래 제한이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주택을 새로 공급하는 정책이 아니라 매수자의 자격과 이용 목적을 심사하는 제도입니다. 허가 요건을 갖춘 실거주 수요의 매입은 가능합니다. 거래를 제한하는 것과 주택을 찾는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리는 것은 정책의 작동 방식이 다릅니다.

규제의 부담은 실수요자에게도 적용됩니다.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을 매수하려면 기존 임대차계약과 자신의 입주 일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매수자가 직접 입주하면 해당 주택은 임대시장에서 빠집니다. 매매와 임대차가 연결된 시장에서 실거주 의무가 거래 상대방과 세입자의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입니다.

정부도 이런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한 무주택 매수자의 입주를 유예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유예 신청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고 임대차 갱신계약도 추가로 인정했습니다. 다만 무주택 매수자 요건과 입주 후 2년간 거주의무는 유지했습니다.

현재 경기도에서 주택시장 과열에 대응해 지정한 곳은 15개 지역입니다. 지난해 지정된 과천·광명·의왕·하남시, 성남시 분당·수정·중원구, 수원시 영통·장안·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등 12곳은 올해 말 지정 기간이 끝납니다. 올해 추가된 동탄구·기흥구·구리시는 내년 말까지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투기 수요만이 아닌데 일반 도심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집값을 잡는 수단으로 적용하는 것부터 무리한 조치"라며 "거래 대상을 실거주자와 실수요자로 제한했는데도 가격이 오른다면 가격 안정 수단으로서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선호 지역에는 일시적인 수요가 아니라 꾸준한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토지거래허가제로 이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가 함께 적용되면 실수요자 중에서도 매입 여력이 있는 사람만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임대차시장과 관련해서는 "실거주를 전제로 거래가 이뤄지면 임대 물량이 늘기 어렵고 오히려 줄어들 유인이 커진다"며 "전월세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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