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외식업계가 먹거리에 체험과 공연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에 역사와 놀이를 더하거나, 와인에 셰프의 요리와 음악을 묶는 방식이다. 시식과 상품 소개 중심이던 행사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직접 요리하고 생산시설을 둘러보며 취향을 나누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 맛과 가격에 더해 '방문해야 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오는 31일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열리는 행사는 디제잉을 곁들인 스탠딩 파티로 운영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으로 알려진 야키토리 묵의 김병묵 셰프가 특별 메뉴를 선보인다. 방문객은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찾아보고 음악을 들으며 일행과 취향을 나눌 수 있다. 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도 음식과 음악을 계기로 참여하도록 기획했다.
입장객에게는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 30종을 별도 시음료 없이 제공한다. 프리미엄 와인 30종은 유료 시음으로 운영한다. 사브서울의 신메뉴도 정식 출시 전에 공개한다. 직영 공간에서 와인과 메뉴, 음악,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며 머무는 시간 자체를 상품으로 구성한 셈이다.
와인나라 관계자는 "사브서울 5주년을 맞아 와인과 셰프의 요리, 음악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1차 티켓이 오픈 후 빠르게 매진된 것은 사브서울에서 보내는 특별한 시간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도 행사 주제에 맞춰 개발했다. 강민구 밍글스 셰프와 송하슬람 마마리마켓 셰프가 괴산 식재료를 활용해 주먹밥과 대학찰떡옥절미, 옥수수필링약과 등을 선보였다. 특산물을 진열하고 시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문객이 체험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맛을 접하도록 한 것이다.
행사에는 9일간 1만2000여명이 방문했다. 사전예약은 사흘 만에 2160명이 신청해 조기 마감됐다. 지역의 풍경과 식재료를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한 결과다.
올해는 가족부문 요리경연을 신설해 가족이 함께 음식을 만드는 참여 기회를 늘렸다. 생산시설 견학과 쿠킹클래스, 쿠킹쇼 등도 마련했다. 지역 맛집과 식품기업, 청년 창업기업의 먹거리를 접하고 공연까지 즐기도록 구성했다. 상품을 구매할 이유뿐 아니라 가족 나들이 장소로 행사를 찾을 목적을 제시한 것이다.
세 행사는 브랜드가 보유한 자원을 방문객의 참여로 연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상그룹은 지역의 역사와 식재료를, 사브서울은 직영 공간과 와인·요리·음악을 활용했다. NS홈쇼핑은 생산시설과 요리경연을 가족 참여 프로그램으로 확장했다.
소비자 역할도 달라진다. 상품 설명을 듣고 맛을 평가하는 데서 미션을 수행하고 음식을 만들며 자신의 취향을 찾는 쪽으로 넓어진다. 먹고 마시는 일이 나들이와 교류의 계기가 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다만 방문객 수나 티켓 매진이 제품 판매 증가와 지속적 재방문으로 이어지는지는 별도 확인해야 한다. 행사를 찾은 소비자가 브랜드와 상품의 고객으로 남아야 경험 기획이 일회성 집객을 넘어 사업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맛과 가격에 더해 그 공간에서 어떤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방문 이유가 되고 있다"며 "미식과 음악, 체험을 결합한 기획이 티켓 매진으로 이어진 것은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고도 즐기고 싶은 경험에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가 가진 공간과 콘텐츠를 활용해 방문할 이유를 만들고, 이를 예약과 티켓 판매로 연결하는 기획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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