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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볼 때 칭찬해주세요"…월 400만원 찍는 '군필'의 기술 [고수의숨]

입력 2026-10-22 08:00  

"소변 볼 때 칭찬해주세요"…월 400만원 찍는 '군필'의 기술 [고수의숨]


"이렇게 하시면 교육을 못 합니다. 돈은 돌려드릴게요."

1998년생 반려견 훈련사 전형록 씨(사진)는 때로 보호자에게 교육을 그만두겠다고 말한다. 교육 방법을 알려줘도 따라 하지 않고 훈련사에게만 맡기려는 경우다. 반려견의 행동을 바꾸려면 함께 사는 보호자부터 움직여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씨는 "돈을 돌려주고 가겠다고 하면 오히려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따라오는 분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공군에서 폭발물 탐지견을 양성했던 전 씨는 약 9년간 반려견 교육 분야에서 일했다. 이탈리아에서 전문교육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한국애견연맹(KKF) 주관 대회에서 최우수훈련사상을 받았다. 지난 16일 한경닷컴과 만난 그는 "반려견을 잘 다루는 것만으로는 방문교육을 잘할 수 없다"고 했다. 훈련사가 돌아간 뒤에도 보호자가 같은 방법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어야 해서다.
훈련사 앞에선 '명견'…보호자 앞에선 왜?

전 씨도 처음부터 보호자를 능숙하게 이끌지는 못했다. 반려견의 행동을 바꾸는 기술은 익혔지만 이를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따라 하도록 돕는 데는 서툴렀다. 자기 앞에서 달라진 반려견이 보호자와 있을 때도 같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는 게 숙제였다. 그는 "훈련 기술은 기본이고 상담하는 능력, 설명하는 능력까지 필요하다는 것을 일하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 횟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훈련사가 찾아간 두 시간 동안에는 문제행동이 나타나지 않는 반려견도 있었다고 한다. 전씨는 "제가 있을 때는 완전히 '명견'처럼 있는 경우가 많다"며 "보호자가 '훈련사가 다 해주겠지'라고 생각하면 정작 자신의 행동은 바꾸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럴 때는 방문 횟수를 늘리기보다 보호자가 교육 방법을 익히고 실천하도록 돕는 데 집중한다.

그가 보호자에게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보상 타이밍'이다. 배변패드에 소변을 본 강아지에게 간식을 주는 방법은 널리 알려졌지만 언제 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씨는 "소변을 보고 일어났을 때 바로 칭찬해야 하는데, 이미 걸어가고 있을 때 간식을 주면 강아지는 걸어가는 행동에 보상받았다고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같은 교육법이라도 보상 시점이 0.1초만 달라지면 반려견이 배우는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에서 본 훈련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도 경계했다. 겉으로 비슷한 행동이라도 반려견의 상태와 교육 단계에 따라 접근법이 달라져야 해서다. 특히 입질을 고치려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반려견을 자극하는 데 그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어떤 방법을 썼느냐보다 지금 반려견이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책 거부하던 강아지…가슴줄이 문제였다

전 씨는 그간 만난 반려견 중 기억에 남는 사례로 앞다리 한쪽이 없는 유기견을 떠올렸다. 이 유기견을 맡아 키우게 된 견주는 줄을 채워 산책에 나서려 할 때만 강아지가 주저앉는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보호자는 편하게 해주려는 생각에 하네스(가슴줄)를 채웠는데 남아 있는 앞다리의 움직임을 제약했던 것이다.

전 씨는 "줄이 조금만 당겨져도 앞다리 하나로 몸을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강아지가)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법은 간단했다. 하네스를 목줄로 바꾼 것. 그는 "교육에 앞서 건강 상태부터 확인한다"며 "정말 문제행동인지, 몸 상태 때문에 나타나는 행동인지 먼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이 필요한데도 병원에 가지 못하던 노견을 도운 적도 있다. 체구가 큰 진돗개로, 사람이 1~3m 안으로 다가가면 으르렁거릴 만큼 예민해진 상태였다. 보호자가 입마개를 씌우려다 실패한 뒤에는 입마개를 들기만 해도 공격성을 보였다. 전씨는 먼저 입마개를 착용하고 벗는 데 익숙해지도록 반복해서 연습한 뒤 보호자가 직접 해볼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왔다.

반려견은 이후 입마개를 착용하고 병원 진료를 받았다. 공격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보호자가 당장 필요한 진료를 받게 할 방법을 익힌 것이다. 전씨는 "극적인 행동 교정보다 반려견과 보호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진료를 마친 보호자는 반려견의 사진과 함께 감사 인사를 보내왔다.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분리불안도 짖는 행동만 멈추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고. 전씨는 반려견이 혼자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리며 적응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문제가 심해진 뒤 찾아오기보다 어린 강아지 때부터 생활 습관과 사회화 방법을 배우려는 의뢰도 늘었다. 그는 "요즘은 고객 10명 중 적어도 3명, 많을 때는 5~6명이 예방 차원에서 교육을 받는다"고 전했다.
두 시간 교육에 OO만원…첫 고객은 어디서 만났나

벌이는 어떨까. 전 씨의 방문교육 비용은 약 두 시간에 20만원이다. 한 달 평균 20회가량 교육해 약 4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별도 사업장 없이 활동하고 거리에 따라 출장비를 추가로 받는다. 그는 "유류비와 이동시간 등을 추가 요금에 반영하기 때문에 크게 나가는 비용이 없어 매출 대부분이 순수익으로 남는다"고 설명했다.

일이 몰릴 때는 한 달에 30~40회 교육하기도 했다. 하루 한 건을 맡는 날에는 이동시간을 포함해 3~4시간 정도 일한다고 한다. 다만 초기 투자 부담이 작다고 고객 확보까지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게 전 씨의 설명이다. 그는 "방문교육은 아직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고 느낀다"며 "처음 시작하는 훈련사들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전 씨가 독립해 처음 만난 고객은 생활서비스 플랫폼 '숨고'를 통해 연결됐다. 당시에는 별도 출장비 없이 회당 12만~15만원을 받았고 한 달에 10건이면 많이 일한 편이었다. 경력이 쌓이고 의뢰가 늘면서 교육비를 20만원으로 올렸다. 지금은 전체 의뢰의 약 30~50%가 숨고를 통해 들어온다고 한다.

초기에는 보여줄 경력과 후기가 부족한 만큼 상담에 공을 들였다. 보호자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듣고 교육 방향과 관리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신뢰를 쌓았다. 지금은 교육 중에도 견적을 자동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활용한다. 전씨는 "현장에서 일하는 동안 계속 견적을 보낼 수는 없다"며 "혼자 상담과 교육을 맡는 입장에서 시간과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공군 탐지견 키우던 청년, 이탈리아로 간 이유


전 씨는 스무 살 때부터 반려견 교육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동물 관련 학과에 다니며 방학 때 훈련소 등에서 일했고 군 복무도 공군 군견부대에서 했다. 어린 군견에게 폭발물을 찾는 방법을 가르친 뒤 각 부대에서 온 운용자에게 군견을 다루는 법을 교육하는 업무를 맡았다. 전씨는 "교육이 된 군견도 사람이 제대로 이끌어주지 못하면 찾지 못한다"며 "냄새가 퍼지는 바람의 흐름까지 이해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이탈리아로 향한 것은 다른 교육 방식을 배우고 싶어서였다. 현지에서 배운 FCI 오비디언스는 반려견이 사람의 지시에 얼마나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반응하는지를 겨루는 '도그스포츠'다. 전씨는 반려견의 시선에서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고 작은 신호와 보상 타이밍을 조절하는 방식을 익혔다. 훈련 기술 외에 사람들이 반려견을 대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그는 "한국에서는 산책 중 강아지를 보면 귀엽다고 만지거나 인사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이탈리아에서 만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지나갔다"고 말했다. 식당이나 상점에서도 반려견을 보고 특별히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전씨는 반려견이 자극받지 않고 보호자 옆에 머무를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이 대하는 방식도 중요하게 봤다.

지난해 KKF 주관 대회에서는 출전 종목의 점수를 합산한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최우수훈련사로 선정됐다. 관세청장배 탐지대회 최우수상 수상 경력과 KKF 훈련사 1급 자격도 갖췄다. 내년에는 국내에서 FCI 오비디언스 대회를 열고 한국팀을 꾸려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전 씨는 "해외에서 배운 경험과 기술을 국내에 나누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김포(경기)=김대영/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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