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메뉴를 고민해 본 적 있으시죠. 멤버들이 싫어하는 재료는 피하고, 따뜻한 고기 요리로 골라야 하니 생각보다 머리가 복잡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폰에 음성으로 한 번만 말하면 됩니다.“송년회 멤버들이 싫어하는 재료를 빼고 따뜻한 고기 요리를 추천해 줘. 그리고 단체 대화방에 이 메뉴 괜찮은지 물어봐.”
실제로 아이폰 듀오에 이렇게 말하자 시리AI는 미국식 치킨 누들 수프를 추천했습니다. 단순히 메뉴만 고른 게 아닙니다. 단체 대화방의 앞선 대화를 살펴 A 멤버가 싫어하는 매운 음식을 피했고, B 멤버가 고수 알레르기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그런 다음 사용자를 대신해 대화방에 “멤버들 이 메뉴 괜찮을까?”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예전에는 검색 앱, 대화 앱, 메시지 앱을 오가며 직접 확인하고 옮겨 적어야 했던 일입니다. 이제는 음성 명령 한 번으로 끝납니다.

이 기능은 지난 9월 아이폰18 시리즈와 함께 공개된 차세대 운영체제 iOS 27에 들어갔습니다. 그동안은 영어만 지원했지만, 오는 23일 출시되는 아이폰 듀오부터 한국어로도 쓸 수 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아이폰 기본 앱과 연결돼 있습니다. 앞으로는 외부 앱으로도 넓어질 전망입니다. 애플이 개발자용 도구를 열어 외부 앱 개발사도 시리AI가 앱 안의 데이터를 읽고 앱을 실행하도록 만들 수 있게 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시리AI라는 비서가 다른 앱의 일을 대신 처리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 셈입니다.
카카오, 네이버, 네이버웹툰, 데브캣 등 6개 앱 개발사도 현장에 왔습니다. 카카오톡의 아이폰 듀오 버전은 넓은 화면에 채팅창과 친구 목록을 나란히 띄웁니다. 대화방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갈 필요 없이 여러 대화방을 오갈 수 있습니다. 사진 앱에서 사진을 끌어다 놓으면 바로 대화방으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태블릿에서 쓰던 방식을 폰에 옮긴 것입니다.
애플 관계자는 한국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출시 전에 국내 앱 개발사들과 워크숍을 열어 앱을 함께 다듬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기업들도 아이폰 듀오용 앱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허진 기자 h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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