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아이들 AI 수업인데"…中 로봇 교구가 K교실 점령했다

입력 2026-10-21 15:54   수정 2026-10-21 16:09


서울시교육청이 구매한 수입 로봇 교구·부품 10개 중 8개가 중국산이거나 중국산 핵심 부품을 사용한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지컬 인공지능(AI) 교육이 중국산 하드웨어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는 셈이다. 학생들이 특정 하드웨어와 제어 프로그램에 익숙해져 장기적으로 ‘기술 종속’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1일 윤유진 서울시의원(국민의힘·교육위원회 소속)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교육용 로봇 등 교구·부품 구매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구매 수량(2473개)에서 제조국가를 확인할 수 있는 2281개 중 수입산은 1236개(54.2%), 국산은 1045개(45.8%)였다.

수입산 중 중국산 제품과 중국산 핵심 부품을 사용한 제품은 977개로 79%를 차지했다. 분석 대상 전체에서도 42.8%에 달해 국산 비중에 근접했다. 중국산은 주로 마이크로비트(교육용 초소형 단일 보드 컴퓨터), 4축 로봇팔, 자율주행 실습장치 등 학생들이 로봇의 구조와 제어 원리를 배우는 장비에 활용됐다.

구매액도 중국산이 국산보다 많았다. 분석 대상 구매액 16억243만원 중 중국산 제품·부품 사용 제품 구매액은 3억5798만원으로 전체의 22.3%를 차지했다. 국산 구매액 1억6251만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수입산 구매액은 14억3992만원으로 전체의 89.9%에 달했다.

중국산 제품이 교구로 활용되는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자율주행 올인원 실습키트’라는 같은 품명으로 기재된 국산 ‘ㅅ’사 제품의 구매 단가는 40만7000원이었다. 중국산 핵심 부품을 쓴 ‘ㄹ’사의 제품은 24만2000원으로 40.5% 저렴했다. 여러 학생의 실습 장비를 확보해야 하는 학교 입장에선 가격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교육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한 로봇청소기 기업은 관내 학생을 대상으로 자사 제품을 분해하고 구조와 작동 원리를 분석하는 리버스엔지니어링 교육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교구 활용이 늘면 국내 에듀테크·로봇 기업이 초기 판로와 연구개발 재원을 확보할 기회조차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 의원은 “AI 교육 강화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지만, 정작 교육 현장의 로봇 교구 생태계는 중국산에 안방을 내준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정부·지자체가 조금 더 비싸더라도 국산 첨단제품의 첫 구매자가 돼야 한다”며 “단기 가격보다 장기적인 산업 육성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