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한국 증시에서 주가가 1000원을 밑돌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첫 ‘동전주’ 사례가 나온다. 지난 7월 시행된 개정 상장규정은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내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퇴출 대상으로 삼는다. 22일은 지난 8월 유가증권·코스닥시장 36개 종목에서 주가 및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한 지 45거래일이 되는 시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기준 5곳은 44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을 넘지 못했다.개혁안 발표부터 첫 관리종목 지정까지 반년간 추진된 액면병합만 276건에 이른다. 주식 수를 줄여 숫자만 키웠을 뿐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병합 뒤 주가가 액면가에 못 미쳐도 상장폐지 요건에 걸리도록 했고,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동안 10 대 1이 넘는 병합 및 감자를 막았다. 하지만 ‘1000원만 넘기고 보자’는 회피 전략은 여전히 통한다.
최근 법원이라는 변수도 등장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2일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두 기업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시가총액 요건에 따른 퇴출 절차는 잠정 중단됐다. 당국은 개혁안에서 상장폐지 심사 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가처분 절차를 법원과 협의하겠다고 했지만 첫 단추부터 법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번 개혁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갖춰야 할 요건이 있다. 첫째, 퇴출 절차의 예측 가능성이다. 가처분 심리 기간과 판단 기준을 법원과 거래소가 미리 정리해두지 않으면 퇴출 소송전이 벌어지고, 그사이 불확실성 비용은 고스란히 개인투자자가 떠안게 된다. 둘째, 퇴출 종목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우냐는 것이다. 부실기업을 정리한 자리에 성장 기업과 기관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코스닥은 더욱 쪼그라든 시장으로 전락한다. 내년 1월 예정됐던 시가총액 기준 유가증권시장 500억원, 코스닥시장 300억원 퇴출 기준은 당국의 속도 조절로 6개월 유예됐지만 장기적으론 규제가 강화된다. 관리종목 명단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퇴출 기업 수로만 개혁 성과를 평가해선 안 된다. 살아남은 시장이 얼마나 달라졌는지가 ‘진짜 성적표’가 될 것이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