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시위로 인한 경제 피해가 속속 집계되고 있다. 시위가 장기화할 경우 침체 기로에 선 프랑스 경제 전반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카르푸는 “사회 및 안보 상황 악화를 고려해 연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당초 한 자릿수 후반으로 예상한 작년 대비 올해 조정 주당순이익(EPS) 역시 보합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사태로 매장 50곳이 공격받는 등 영업이익 타격은 8000만~2억유로(약 1189억~297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유통업체의 사업 불확실성도 커졌다. 19일부터 시행된 통행금지 조치에 따른 영업시간 단축과 보안·물류 비용 증가 등 변수가 늘어나서다. 알렉상드르 봉파르 카르푸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가뜩이나 소비자 지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매장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역시 폭력 시위에 따른 손실을 보고 있다. 신용평가사 모닝스타DBRS는 보험사의 손실 규모가 최대 12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마르코스 알바레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프랑스에서 폭동이 사실상 자연재해처럼 반복되고 있다”며 “앞으로 매년 수억유로의 피해가 발생하는 사태를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 정부는 모든 화재보험에 ‘시위 피해 보장’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일부 보험사가 시위 관련 보장 범위를 축소하자 기존 보험만으로는 피해를 보상받기 어렵다는 기업의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알바레스 애널리스트는 “폭동 위험이 큰 지역의 보험 가입자가 피해 비용 대부분을 떠안는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유럽 각국은 시위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프랑스는 오는 24일 예정된 추가 시위에 대비해 군 병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폭력적 시위 참여’를 별도 범죄로 규정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시위 도중 5명 이상이 무리를 지어 공공 안전을 위협할 경우 최대 징역 5년과 2만유로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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