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이 20대와 30대에게 내준 전·월세 대출 잔액은 7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59조6000억원) 대비 25.3% 급증한 수치로 역대 최대다. 2020년 말(42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5년여 만에 80% 가까이 늘었다.2030세대의 전·월세 대출은 한동안 감소하다가 최근 다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한 해 동안 18조원 이상 늘어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2023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2024년에는 50조원대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3000억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9개월 만에 15조원 넘게 급증하며 증가 폭이 확대됐다.
청년층의 전·월세 대출 건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20대와 30대가 은행에서 받은 전·월세 대출은 70만7000건으로, 지난해 말(58만2000건) 대비 10만 건 넘게 증가했다.
주택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실거주 중심 부동산 규제가 임대차 시장의 공급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임차 거주 비중이 높은 2030세대가 주거비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년층의 임차 거주 비중은 82.6%에 달한다.
열악한 환경에 거주하는 청년층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최저 주거 기준(14㎡)에 미달하는 거처에서 생활하면서 소득의 30% 이상을 임차료로 지출하는 ‘복합 위기 가구’는 11만6882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20대가 5만5544가구로 전체의 47.5%를 차지했다. 30대까지 포함하면 54%로 절반을 넘는다. 특히 20대 복합 위기 가구의 79.5%는 고시원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이 앞으로도 쉽게 줄어들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월세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데다 임대료 상승세가 이어지면 대출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난 20일 이재명 대통령이 전·월세 가격 상승 문제와 관련해 ‘공급 전격전’을 주문했지만 신규 주택이 시장에 공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거주 의무와 같은 기존 규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규제에만 매달리는 사이 전·월세 매물은 씨가 마르고 임대료는 치솟아 결국 자산이 없는 2030대 청년들이 빚을 내 버티는 상황에 내몰렸다”며 “말로만 공급을 외칠 것이 아니라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를 풀고 민간 공급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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